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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권

하루 한 권_왜 우리는 집단에서 바보가 되었는가[군터 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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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집단에서 바보가 되었는가》는 세계가 집단 지성을 추구하며 나아가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집단 어리석음의 시대로 향하고 있다고 경고하는 책이다. 독일 빌레펠트 대학의 수학과 교수와 IBM 최고기술경영자CTO를 역임한 저자 군터 뒤크는 달성 불가능한 목표와 만연한 성과주의, 그로 인한 스트레스 등으로 똑똑했던 개인이 도전 의식과 주체성을 잃고 근시안적이고 기회주의적인 개인으로 변질되는 현상을 ‘집단 어리석음’이라 정의하며 오늘날의 집단을 날카롭게 분석한다. 특히 모든 공정과 업무에서 과학적 통계기법을 적용해 업무 효율과 비용 절감 효과를 극대화하려 했던 경영 혁신기법이 얼마나 많은 논리적 허점을 가졌는지, 그로 인해 조직은 얼마나 많은 물리적*심적 비용을 떠안아야 했는지를 파헤치는 부분에서는 수학자로서의 냉철한 분석 능력이 돋보인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IBM이라는 거대 조직에서 실제로 경험한 풍부한 사례와 폭넓은 지식을 활용한 절묘한 비유로 독자들로 하여금 깊은 공감과 흥미를 이끌어낸다.


작가소개 군터 뒤크

독일 괴팅겐 대학교에서 수학과 경영학을 공부하고 빌레펠트 대학교에서 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응용수학 분야의 최고 권위자 루돌프 알스베데Rudolf Ahlswede와 공동으로 진행한 ‘메시지 식별의 새로운 정보 이론 연구’로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에 서 수여하는 최고 논문상을 받았다. 십수 년간 빌레펠트 대학교 수학과 교수로 재직했다.1987년 독일 IBM으로 자리를 옮겨 최고 기술경영자CTO를 지냈고 IBM 연구소의 수석엔지니어, 수석개발자로 활동하며 기업 혁신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했다. 고정관념 과 관행에 얽매이지 않는 파격적인 사고로 ‘와일드 덕Wild Duck’이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한 그는 정년퇴임 후 현재 신생 기업과 벤처 기업에 경영 자문을 제공하며 왕성한 집필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서로는 《새로운 것과 그 적들Das Neue und seine Feinde》 《바 벨탑의 의사소통Verstandigung im Turm zu Babel》 《강박 이상의 광기Supramanie》 등이 있다.

사람들의 협력이 창조성을 자극해 강력한 통찰력을 이끌어낸다는 ‘집단 지성’은 예측불가능성과 불확실성이 증대하는 현대 사회에서 조직 문제의 돌파구로 각광받고 있다. 더욱이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의 발달로 각 개인의 능력을 긴밀하게 결합시킬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이 조성되면서 집단 지성 프로세스는 사회 전 분야에 넓게 확산, 응용되고 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곳곳에서 집단 지성을 향한 찬가가 들려오는데, 주변 어디에도 집단 지성을 경험했다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집단은 정말 개인 지성의 총합을 뛰어넘는 천재성을 발휘하며 개인보다 현명한 선택과 결정을 하고 있는 걸까?

 

그럼 시시때때로 엄습하는 이 불안감의 정체는 뭘까? 세계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데, 왜 나는, 우리 사회는 같은 자리를 맴돌며 정체하는 느낌일까? 효율성이라는 명분 아래 집단으로 모였건만 왜 개인들은 점차 판단력과 자기 의지를 잃은 채 스트레스와 번아웃에 병들어가고, 집단은 어리석은 결정만 반복하는 걸까?

 

정답은 간단하다. 우리는 오랫동안 잘못된 길을 걸어왔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개인은 똑똑하지만, 집단은 단순무식하다. 우리가 개인일 때 우리는 똑똑하고 강하지만, 팀으로는 오합지졸이라는 말이다. 이것은 각 개인의 성과가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실, 개인과 조직의 업무는 다르다는 측면은 고려해야 한다. 개인은 자유롭게 자신의 업무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조직은 단순 무식한 것이 탁월한 것을 누른다. 모두가 비효율적이라고 인정하 지만, 조직은 쉽게 바꾸지 못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전체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분이 쉬운 것은 아니다. 모두가 전체를 보지 못하고 부분에만 집착한다. 저마다 다른 부분을 보는 탓에 협력 자체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영자는 구성원들에게 목표 달성만 재촉하고 구성원들이 무관심과 불만이 가득찬 상태에서는 사업 전반의 흐름과 핵심을 이해하지 못한다.

 

결국, 이렇게 간단한 논리를 알게되면 이런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집단 속 개인은 똑똑한데 왜 집단은 바보 같은 선택을, 결정을 반복할까? 똑똑한 개인들이 저마다 밥 먹을 시간을 아끼고 야근을 불사하며 죽을 듯이 노력하는데 집단은 왜 훌륭한 결과를 내지 못할까?

 

성과 없이 반복되는 회의, 보고를 위한 보고서,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성과 평가, 불가능한 목표 설정, 극단적 성과주의 속 잔인한 경쟁, 만연한 기회주의와 이기주의, 무기력한 분위기… 어쩌다 우리 조직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일까?

 

지금까지 경영자는 대부분 대량생산을 선호했고 여기에 따르는 효율성을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이것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 는 것이다. 대량생산을 통해 비용을 크게 절감시킬 수 있었지만, 단순한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규모가 커지면 수치로 표현된 생산 관계가 왜곡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또 직원들이 더 노력하고 속도를 높이면 만사가 해결되는가?

 

속도를 높이면 그만큼 다른 요구도 늘어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결국, 부작용이 더 클수도 있다는 것이다. 집단 지성도 마찬가지 맥락에서 비판이 가능하다. 실제로 우리는 집단 지성을 제대로 이용한 회사를 들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경영자는 집단 지성을 좋아했다. 개인으로 불가능한 것을 집단 지성으로 이룰 수 있다고 말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현실 속 기업은 제대로 된 집단 지성을 발현하지 못한다. 조직과 팀은 온갖 이해관계로 변화를 이끌어낼 의지를 갖기 힘들다. 결국, 우리는 개인으로서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확히 알고 있지만, 집단으로서는 무지하다.

 

똑똑한 사람을 채용해서 높은 목표를 부여하면 조직이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과학적 관리법을 도입하고, 비용을 절감하면 지속가능한 기업이 될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그렇다. 이 책의 제1 타깃은 바로 경영자다. 사실, 인간이 어리것은 존재는 아니다. 실수를 반복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노력할 줄 아는 존재가 인간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물론 빈틈이 있다. 바로 유토피아 증후군이다. 예컨대,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에는 재능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몰려든다. 그런데, 그들은 자신이 진정 재능이 있는가 하는 의문은 품지 않는다. 즉 유토피아 증후군은 원하는 정도의 성공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거나 혹은 인정하지 못해 집요하게 높은 이상만을 추구하는 증상을 말한다.

어리석음은 ‘분명한 사실을 한사코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말하는데, 여기에 맞는 표현이다. 원래 이 표현은 "change!" 라는 책에 등장하는 용어라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대게 오디션 프로그램에 진출하는 수많은 사람들도 여기에 해당되고, 자녀의 능력은 모른채 성공할 것이라고 보채는 부모도 여기에 해당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회사 직원들의 능력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경영자도 여기에 해당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경영자는 무조건 두 자릿수 성장을 주장한다. 하지만, 유토피아 증후군에 사로잡힌 사람은 타인과 자신에게 적대적이고 성과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도 전혀 없고, 그렇다고 주변의 충고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런 경영자들은 늘 다음과 같은 보상 규칙을 정해 놓는다.

-누구나 실적에 따라 공정한 보상을 받는다.

-더 많은 실적을 올리도록 동기부여를 해준다.

-최고 성과를 거둔 직원을 가려 승진 기회를 준다.

지금까지 기업의 경영자들은 비용 절감과 업무 속도만 강조하고 있을 때, 과학자들은 완전한 과부하를 허용하거나 시도해서는 안 된다는 과학적 주장을 한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은 보기 좋게 무시되어 왔다. 결국, 지금은 이런 폐단들이 드러나고 있다. 경영진은 직원이 일을 잘 처리하는지 측정하고 확인하려고 하지만, 평범한 사람은 과중한 업무를 받으면 화를 면할 정도만 처리하게 된다. 업무 성과를 측정하는 수많은 항목들이 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평가를 위한 객관적인 체계의 등장하고 있었지만, 대부분 직원은 일의 본래 목표를 잊고 업무 성과 수치에만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책임을 다하는 직원’에서 점수만 으로 평가받는 ‘점수 인간’이 된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불신이 생겨난다.

 

즉, 서로 믿지 않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지금은 성과가 중요하기 때문에 숫자로 표현되는 것 이외에는 믿지 않는다. 기업은 이와 같은 기회주의를 고객에게도 그대로 관철시킨다. 조지 애컬로프George A Akelof는 ‘레몬 시장’ 이론으로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여기서 ‘레몬’은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 곧 하자 상품을 말한다. 상품의 품질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는 중고차 시장을 연구한 논문으로 고객이 정보가 불투명한 시장을 불신하게 되면, 시장은 결국 붕괴에 이르게 된다는 결론이다.

 

물론, 레몬 시장 효과가 우리와는 상관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판단해보자 기업은 고객을 속이고 있는가?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대다수의 서비스업계 종사자는 경계를 넘나드는 기회주의가 되었고, 양심적인 업 체들도 고객 봉사보다는 효율성만을 추구하고 있다.

 

고객은 항상 ‘사기당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의심을 갖는다. 따라서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검색하고 비교해야만 한다. 그리고 이제는 소비자인 우리도 기회주의적이고 비열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질좋은 제품을 제공하거나 정직한 기업이 살아남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자신이 근무하는 기업에서도 비윤리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어떻게’ 잃어버린 집단 지성을 회복할 것인가? 단 하나의 완벽한 해결책은 없다. 단 하나의 원인에만 매달려 그것을 없애려는 태도야말로 집단 어리석음을 키우는 온상이다. 즉, 조직의 분위기, 문화, 태도를 바꿔야 한다. 무조건적인 축소나 제거가 아닌 단계적인 방법으로 말이다.

 

즉, 오로지 수치로만 제시되는 목표, 가령 ‘성장률 120% 달성’이든가 ‘15% 비용 절감’ 등은 집단 구성원 누구에게도 동기와 열정을 심어주지 못한다. 이런 목표는 구성원들을 정량적 성과에만 매달리게 만들고, 의지도 열정도 없는 일개 부품으로 전락시키고 만다. 반면 빌 게이츠의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컴퓨터 운영체제를 만들어 사람들이 컴퓨터를 완전한 멀티미디어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케네디 대통령의 “십 년 뒤 우리는 달에 착륙할 겁니다”, 독일 교통부 장관이었던 게오르크 레버의 “독일 국민 누구도 아우토반 진입로에서 20km 이상 떨어져 살게 하지 않겠습니다” 등의 제안은 얼마나 선명하고 구체적인가.

마치 머릿속에 하나의 그림이 그려지는 것 같다. 이렇게 구성원 전체가 공유할 수 있는 티핑 포인트가 있다면 모두가 공통의 자부심을 갖고 목표를 향해 달려갈 수 있다. 경영자는 유토피아적 목표 강요를 멈출 수 있고, 직원은 윗선에 보이기 위한 겉치레가 아닌 업무의 내실에 보다 집중하며 능동적으로 최고와 탁월함을 알아보는 안목을 높이기 위해 공부를 지속할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상적인 경영 방식으로 자원봉사단체형 경영법을 제시한다. 자원봉사자들은 보상(임금)을 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무언가 의미있는 일을 하기 위해 모인 이들이기에, 이들에게 실적이나 목표를 강제하면 집단은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채 금방 해체되고 만다.

 

그렇다면 어떻게 주체성을 가진 구성원들의 의지와 열정을 한데 모아 생산적인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을까? 이처럼 경영자가 자원봉사자 단체를 이끌듯 직원을 대하며 경영 전략을 고민할 때, 조직은 집단 어리석음으로부터 벗어나는 첫걸음을 뗄 수 있다.

 

결국 집단에 소속된 개인이 저마다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주체적으로 일하며 구체적이고 분명한 공동 목표를 향해 전진해나갈” 때, 집단 지성은 자연스레 회복될 것이라 저자는 확신한다. 오랜 시간 잘못되어왔던 흐름을 바꿔놓으려는 똑똑한 개인들의 시도가 집단 어리석음에 휩쓸리지 않기를 진정으로 바라면서. 사실 변화는 이미 국내외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직원 평가 시스템이 직원 간 협력을 해치고 창의적인 문화를 저해한다고 판단한 마이크로소프트는 2013년 직원들의 성과에 서열을 매겨 상대 평가하는 ‘스택 랭킹Stack Ranking’ 제도를 폐지했고, 국내 게임 업체 블루 홀은 직원들을 평가하고 감시하는 인사팀을 없애는 대신 여러 직군에 속한 개인들의 특성을 파악해 최선의 업무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개인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지속적이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는 피플 팀people team을 신설했다.

 

배달의 민족 앱 개발사인 우아한 형제들은 성과가 숫자로만 평가되기 쉬운 영업직의 ‘인센티브 제도’가 실적에만 매달리는 태도만 키울 뿐, 직원들의 동기부여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해당 제도를 폐지했다. 물론 모두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저자의 말처럼 “논리는 논리다”.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을 빤히 알고 있는데도 “업계에서 다 그렇게 하는 것을 우리만 예외적으로 굴 수는 없어서” 해결을 미룬다면, 파국만을 맞을 뿐이다.

 

진정으로 집단 지성의 회복을 원하는 경영자라면 저자의 조언대로 리스크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고 ‘집단 어리석음’을 줄여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집단의 모두를 어리석게 만드는 죽음의 소용돌이는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지금 바로 소모적인 달리기를 멈추고 뒤를 돌아 잘못 걸어온 길을 직시하고 조금씩 방향을 틀어야 할 때다.

 

우선, 경영자는 명령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직원에게 과제 해결을 설득하고 권유하며 명령하기만 해서는 안된다. 조급한 경영 이론으로 감독하면 그 부분의 실적 수치만 얻을 수 있을 뿐이다. 일을 잘하는 프로그래머는 생동감 넘치는 기업에서 만들어진다.

 

그리고, 고정 관념을 버려야 한다. 규모를 키워 대량생산으로 생산 비용을 절감하고 더 많이 판매하는 것이 최고의 경영이었다. 기업이 추진하던 모든 변화는 비용 절감과 최적화에 맞춰져 있었다. 지금 당장 이익을 추구하지 말고, 장기적인 변화를 찾아야 한다.

 

한줄평

"자원봉사자은 실적이나 목표를 중시하지 않는다. 직원들을 자원봉사자처럼 대하며 한 눈에 보이는 그림처럼 목표를 제시할 수 있어야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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