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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권

하루 한 권_디지털이 할 수 없는 것들[데이비드 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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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이유

감성적인 삶의 진가를 되새기게 해주는 책 소개! 
'디지털이 할 수 없는것들'은 코로나19 대유형을 거치며 모두가 깊이 깨닫게 된 진실을 담았다.

디지털 세계에서 감성과 소통을 배제하면 진정한 대화와 연결이 어려워지는 현실을 직시하면서, 
우리는 아날로그적인 삶의 가치를 다시 한번 느꼈다. 
이 책은 우리가 감성적인 존재로서 직접 만지고, 이야기하며, 느끼고, 보고, 듣는 경험을 통해 
어떻게 더 깊고 풍요로운 삶과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왜 필요한지를 알려준다.

이 책과 함께, 디지털 세계에 빠져있을 때 느끼지 못했던 감성과 소통의 힘을 발견하며, 
인간다움을 더 깊이 경험해보자. 
아날로그 삶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하는 이 책은 인간의 성장과 행복을 위한 영감과 지혜를 선사할 것이다.

작가소개 데이비드 색스

캐나다의 저널리스트이자 논픽션 작가. 열여섯 살 때부터 기사를 썼고, 스무 살 때 잠깐 스키 강사를 했던 걸 제외하면 20년 동안 글만 써온 글쟁이다. 〈뉴욕타임스〉, 〈뉴요커〉, 〈블룸버그〉 등 유명 언론사에서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팬데믹을 경험하며 화면 속에는 없는 실제 경험, 본능적 정서, 의미 있는 관계에 목마름을 느끼고 디지털이 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나섰다. 저서로 《아 날로그의 반격Revenge of Analog》과 《사장의 탄생Soul of an Entrepreneur》 등이 있다. 

 

5분요약

디지털 미래의 약속은 단순했다. 그 무엇이든 디지털을 만나게 되면 변형되고 개선된다는 것이다. 컴퓨터 기술이 발전하고 디지털 기술이 업그레이드되면 우리의 삶은 더 나아진다는 약속, 그래서 모든 것이 더 강력해지고, 쉬워지고, 깨끗해지고, 수익성이 높아진 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연결된 상태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할 수 있고, 그 어떤 제약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는 약속이 있었다. 디지털 미래의 약속은 사회, 문화, 기업 등 우리가 접하는 모든 곳에서 이루어진다는 믿음이 있었다. 디지털 미래의 자기 충족적 운명은 무어의 법칙에 기반을 두고 있다.

 

1965년 인텔의 공동창업자이자 현대 컴퓨팅의 아버지라고 불린 고든 무어가 한 논문에서 밝힌 내용이다. 컴퓨터 성능은 2년마다 두 배씩 증가한다는 내용이었고, 이 법칙은 2020년까지 통용되 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컴퓨터 기술은 기하급수적으로 발달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곧 디지털 미래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는 디지털 미래에 도착했다.

 

하지만 그 미래는 참 별로였다. 저자가 확신하고 있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디지털 기술은 계속 발전할 것이다. 무어의 법칙과 시장의 법칙, 그리고 인간이 만든 창의력이 컴퓨터를 활용해 새로운 발명과 혁신을 만들 것이라는 점, 그리고 이런 발전은 분명 우리 삶의 여러 방면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하지만 두 번째, 아날로그 세계는 여전히 가장 중요한 세계로 건재한다는 것이다. 아날로그 세계는 앞으로 어떤 미래가 펼쳐지든 주변부가 아닌 중심부에서 자리를 잡게 된다. 예컨대, 정서와 인간관계, 현실의 공동체, 또 인간의 우정과 사랑의 영역에 남아있게 된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일을 중심으로 한 사무실 문화 그리고 디지털의 약속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살펴보자. 인류에게 사무실은 비교적 최신 발명품에 해당된다. 20세기 위대한 사회학자들이 주장해서 만들어진 산물이지만, 만들어진지 200년도 안되어서 처분될 운명에 처해있다.

 

즉 산업혁명에서 대량생산으로 크고 복잡한 조직이 출현했고, 더 많은 관리자가 나날이 증가하는 정보를 감당해야 했던 곳이 바로 사무실이었다. 그리고 사무실은 자본주의의 대표적인 상징이 되기도 했다. 반면 문제도 많았다. 복잡한 출근길과 퇴근길, 비좁은 사무 공간의 문제들이 있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하루 종일 뒤섞여 일했던 이 공간은 기껐해야 견딜만한 공간이었다고 표현된다. 이른바 필요악이었다는 것이다.

 

20세기 후반부터 사무실의 종말은 비즈니스에서 반드시 해야 해야 했던 고결한 목표였다. 1969년 미국 특허청의 과학자 앨런 키런은 컴퓨터와 통신 장비로 인해 일이 바뀔 것이고, 모두가 집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거주지(domicile), 연결(connections), 전자공학(electronics)을 조합해서 도미네틱스(dominetics)라는 용어를 만들기도 했다. 그 후에 잭 닐스라는 학자는 텔레커뮤팅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장거리 운전의 고단함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집에서 일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리고 1980년대에 컴퓨터가 기업에 도입되면서 앨빈 토플러는 ‘전자 주택’이 만들어질 것이고, 모두가 사무실을 떠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즉 사무실을 없애겠다는 목표는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만들어진 유행어가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사무실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코로나로 모두가 격리되면서 다들 뭔가를 깨닫기 시작했다. 이는 국적이나 나이, 경력이나 업종과 상관없이 모두에게 일어난 변화였다. 서서히 일에 불만을 느끼기 시작했고, 일하는 시간은 길어졌지만 성과는 떨어졌다. 그리고 불안과 스트레스가 심해졌다. 2020 년 4월 이글힐컨설팅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 근로자 중 절반 가까이가 탈진 상태로 나타났고, 2021년 미국 정신의학회의 설문조사에서는 재택근무 근로자 대다수가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보고했으며, 영국이나 다른 국가에서도 비슷한 결과 가 나왔다.

 

애덤 그랜트는 이런 상태를 나른함이라고 불렀는데, 한마디로 모두가 별로인 상태였다는 말이다. 그 후에 코로나 팬데믹 감염 사례가 줄어들고 전염병 유행의 충격이 줄어들었지만 재택근무의 문제점은 사라지지 않았다. 많은 기업들이 원격근무와 유연근무를 시행하고 있지만 이제는 줌 피로(Zoom fatigue)라는 새로운 용어가 생겨난 것이다. 줌 프로그램은 잘 돌아갔지만, 회의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무언가를 잃어버리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지기 시작했고 심리학자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원인은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드디어 일을 일로 만들어주는 요인이 무엇인지 우리가, 즉 인간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즉 사무실에서 컴퓨터로 일하는 사람들이 했던 일, 서로 소통하며 이야기를 나눴던 것, 그 후 에 디지털 기술로 사무실을 대체하려고 했던 그 모든 행동에는 근원적인 오류가 있었다는 말이다. 요컨대, 일 적어도 사무실에서 컴퓨터로 하는 일에는 사실 최대한 효율적인 기술로 처리하는 업무만 포함되지는 않는다.

 

일은 인간 경험에서 상당히 복합적인 부분이 있다. 특히 일은 적어도 두 가지 아날로그적인 특징을 갖추고 있다. 바로 사무실이라는 물리적 공 간, 그리고 그곳에서 맺어진 인간관계라는 것이다. 이 책이 말하고 있는 아날로그의 중요성에 대해 일과 관련한 내용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물론 표면적으로 보면 디지털 미래가 말하는 약속이 더 올바른 것처럼 보인다. 미국경제조사국이 2021년에 발표한 논문 <왜 재택근무가 정착되고 있을끼>를 살펴보자. 이 논문에서는 시설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장시간 출퇴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크며, 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있다고 말한다. 거기에 재택근무가 전 세계 근로자들의 생산성을 높여준다는 연구결과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먼저 현대 경영의 근본적인 오류를 살펴보자. 현대 경영은 품질보다 시간이 얼마나 소요되는지를 생각한다. 작업을 계산할 때는 사람들이 몇 시에 사무실에 도착하고 몇 시에 나가는지, 점심을 얼마나 오랫동안 먹는지, 화장실에 얼마 동안 머무는지, 이메일에 언제 답장을 보내고 슬랙 회의실에 언제 들어오는지를 분 단위로 기록한다. 이것은 모두 프레더릭 윈슬로 테일러가 만든 테일러리즘의 일환이다. 사실 이런 접근법은 생산적인 일이 무엇이고, 그렇지 않은 일이 무엇인지, 그 사이의 미묘한 현실이 무엇인지를 근본적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아이디어라는 측면에서 살펴봐도 아날로그는 중요하다. 사실 재택근모로 쉽게 전환할 수 있는 사람들은 주로 지식 작업을 처리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실제 물건을 다루기보다는 이미 업무를 주로 머릿속으로 처리하고 컴퓨터로 작업을 마무리한다. 그리고 이들 대다수는 동료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일해야 한다. 마케팅, 영업, 전략, 관리, 그밖에 사무실의 다양한 경제 활동은 유동적이어야 하고, 덜 개인적이고 덜 직접적이며 기본적으로 대화를 많이 요구한다.

 

즉 이런 일은 대부분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가까이 붙어서 있을 때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사무실에서 주고받는 대화는 일종의 암묵적 학습일 수 있고, 여기에서 아이디어가 만들어지고 공유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끔 접속해서 회의를 하는 디지털 공간에서는 그 무엇도 공유되지 않고, 만들어지지 않는다.

 

다음으로 출퇴근 시간과 관련한 내용이 있다. 보통 일반적인 생각은 출퇴근 시간이 아깝다는 게 보편적인 생각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출근할 때 볼 수 있는 도시의 장면들, 예컨대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길에 보이는 장면들, 지하철에서 주워들은 정보나 주차장에 들어가는 사이에 보는 장면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외부세계는 집안에 있을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자극을 준다. 일의 미래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다이애나우 데이비드는 아날로그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부분이 바로 출퇴근길이라고 했다. 출퇴근에는 어떤 일을 깊이 생각할 시간이 확보되고, 어쩔 수 없이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때로는 어쩔 수 없이 영감을 얻는 시간도 얻을 수 있다. 사무실에서 일하거나 사무실로 출근하는 사이에 부지 불식간에 들어오는 무수한 정보가 우리의 뇌를 자극하고 아이디어를 끌어내고 외부 세계에 대한 감각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다음으로 재택근무에는 사무실만이 아니라 사람도 고려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사람들의 소통은 물리적으로 분열되고 해체 되면서 인터넷으로 가능할 정도로 축소된 것 같다. 가까이서 일하면서 쌓이는 신뢰가 빠지면서 직원을 인간이 아니라 숫자로 보는 것이 훨씬 쉬워졌다. 그러다보니 조직에 뿌리내리도록 도와주는 관계가 사라지면서 사람들이 갈수록 추상화되었고 기계의 톱니와 같은 소모품이 되었다. 이른바 비인간화 과정이 만들어지고 있다.

 

보통 사무실에서는 잡담이나 험담하는 시간은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실제 상황을 보면 그렇지 않다. 파리 인시어드 경영대학원 지안피에로 페트리글라에리 교수는 아날로그 환경에서 비생산적이라고 여기는 순간들이 사실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고 했다. 즉 다시 말해서 일하는 환경을 모두 디지털로 바꾸게 되면 우선 일상에서 마찰이 일어날 가능성이 줄어들고, 결국 새로운 아이디어로 이어질 수 있는 무작위의 순간과 만남도 사라진다는 뜻이다. 온라인 소통은 과연 도움이 되는 것인지를 생각해보자.

 

사실 코로나19 범유행 초반에는 생산성이 향상된다는 긍정적 신호가 있었 던 것은 맞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은 복잡해졌다. 2021년 시카고대학교가 아시아의 한 대형 IT 서비스 회사에서 진행한 연구를 보자. 이 회사는 재택근무로 전환하자 생산성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회사의 직원들은 업무 시간이 길어졌지만 그 시간에 실제로 수행한 업무량은 감소했다. 이 연구를 진행했던 마이클 깁스는 재택근무가 현대적인 직장 생활의 풍경일 것 같지만 대면 소통의 일부 요소는 가상으로 넘어가지 못한다고 했다. 또 2021년 마이크로소프트의 직원 6만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있다.

 

이 연구에서 재택근무로 전환하면 사업 부문간 연결이 끊기고 협업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직원들의 협업과 소통 면에서 관찰된 효과를 보면 장기적으로 생산성이 저하되고 혁신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들이 단기간의 데이터만 보고 영구 재택근무로 전환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모르고 재택근무를 한다면 직원들이 협업하고 정보를 교환하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결국 기업은 스스로 불리한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도구를 더 많이 도입해 더 오래 일하고도 생산성이 떨어지는 방법을 고민하기보다는 정보 경제에서 생산성을 어떻게 측정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디지털 전환은 사람들이 더 많이 일하게 해주었을 뿐이다. 더 잘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이 일하게 했다. 따라서 디지털 기술이 말하는 일의 미래와 싸워야 한다. 그래야 고되고 단조로운 일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약속, 결국 디지털 이 약속했던 그 약속을 거부하고 느린 생산성의 의미를 다시 찾아야 한다.

 

한줄평

"아무리 훌륭하게 설계된 로켓이라고 해도 불길에 휩싸여 땅으로 추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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