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위기가 바꾼 소비 패턴과 새로운 세대의 등장, 마케팅은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 유통산업 전반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글로벌 트렌드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으로 국내외 주요 기업에 자문 프로젝트와 강연을 진행 해온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마케팅 전공 황지영 교수가 신간 『잘파가 온다』로 독자를 찾았다.
글로벌 위기로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이른 시기, 강력한 소비 권력으로 떠오른 잘파 세대의 트렌드를 명확히 짚어내며 돌파구를 찾는 기업을 위한 마케팅 진화 전략을 전 한다. 잘파 세대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후반에 출생한 Z 세대와 2010년 이후 출생한 알파(α) 세대를 통칭하여 부르는 용어다.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기기와 함께 성장한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로, 학계에서는 ‘MZ’보다 유사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어린 시절부터 로블록스, 주식, NFT 등을 경험하며 자본주의 감각을 키웠으며 사회적 이슈에 대해 온라인상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도 공통적이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잘파 세대가 수년 내 거대한 규모와 강력한 존재감으로 시장을 압도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이 책은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관점에서 #안티알고리즘, #연결되어있다는감각, #진지함보다는가벼움, #소비로 자존감을높이다 등 잘파 세대가 열광하는 트렌드 9가지를 소개하고, 거시적 차원에서 국내 기업이 적용할 수 있는 맞춤형 전략을 제시 한다.
작가소개 황지영
기술 혁신이 바꿀 마케팅의 미래와 소비 권력의 세대교체가 기업에 미칠 영향을 트렌드 최전선에서 연구해온 글로벌 마케팅 전문 가. 유통업계에 빠르게 기술이 도입되던 시기, 국내에 ‘리테일’을 가장 먼저 화두로 꺼내 수많은 기업에 혁신의 인사이트를 건넨 바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마케팅 전공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플로리다대학교와 핀란드 알토대학교에서 글로벌 마케팅을 강의 했다. 수년간 삼성전자, 신세계백화점, 아모레퍼시픽, GS리테일, 기아자동차, BGF리테일, LG유플러스, KB금융 등 산업 분야를 막론 하고 자문 프로젝트와 강연을 진행해왔다. 최신 마케팅 이슈를 방대한 기업 사례로 풀어내는 그의 트렌드 강연은 수년 째 주요 기업 임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잘파(Z+Alpha)는 Z세대와 알파세대를 통칭하는 용어다. 이미 미국에서는 유행어가 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익숙한 용어는 아니다. 아마존을 비롯한 빅테크 기업들은 잘파 세대 분석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잘파 세대는 이미 대한민국의 4분의 1 을 차지하고 있는 인구집단이다.
2025년에는 전 세계 인구의 20억 명 이상이 알파세대가 된다는 전망도 있기 때문에 기존의 베이비붐 세대를 최초로 뛰어넘는 세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즉 요즘 10대는 향후 많은 것을 바꿔놓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10대인 알파세대와 그 윗세대인 Z세대를 통칭하고 있다. 왜냐하면 이들은 다른 세대이지만 서로 비슷하게 공유하고 있는 것 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세대별로 특징이 다르고 특히 알파세대는 Z세대보다 다양성이 높기 때문에 세대구분을 회의적으로 보는 연구자들도 많다. 하지만 MZ세대에서 잘파로 이동하는 것은 두드러진 현상이고, 이 현상이 어떻게 될 것인지는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은 지배적이다. 그리고 MZ세대의 경우도 보면 워낙 나이대가 넓었기 때문에 한 세대로 묶는 것도 어려웠다는 점도 있었다.
마찬가지로 잘파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Z세대와 알파세대가 어떻게 비슷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자. 이들은 디지털 언어를 모국어처럼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리고, 아이폰, 스포티파이, 우버, 아이패드, 인스타그램, 포트나이트 그리고 틱톡과 함께 성장해왔고 그렇기 때문에 이전과는 다른 생활양식을 경험한 첫 세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알파 세대가 시작되는 2010년은 아이패드와 인스타그램이 론칭했던 시점이라는 것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즉 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SNS를 자연스럽게 접해왔고, 사회적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하는 해시태그 운동에 동참했던 세대이다. 뿐만 아니라 부유한 가정환경의 영향과 일찍부터 경제활동에 참여했다는 측면도 다른 세대와는 많이 다르다.
잘파 세대는 비즈니스에서 왜 중요한가? 첫 번째 이유는 이들이 3~5년 안에 가장 중요한 소비 주체로 부상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현재 Z세대가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고 있고 알파 세대는 4,5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3%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전 세계로 보면 매주 2,800만 명의 알파 세대가 태어나고 있고 2025년에는 무려 20억 명에 달하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세대가 된다. 따라서 이들은 몇 년 안에 가장 막강한 소비 권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고 그렇기 때문에 빅테크 기업들은 잘파 세대를 분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들의 성장 배경과 시대적 배경, 이들이 선호하는 소비문화의 상징과 특징 등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들의 부모 세대의 성향도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들의 부모는 자녀를 위해 최고의 브랜드를 선택하기 때문에 잘파 세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런 환경까지 이해해야 한다.
두 번째는 잘파 세대가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의외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성세대에게 표준인 것들이 이들에게 당연한 것 은 아니다. 이들은 일상에서, 학교에서, 온라인 상에서 새로운 기준, 이른바 뉴노멀을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예컨대, 이 세대에게 구글은 더 이상 1위 검색엔진이 아니다. 이들은 틱톡에서 검색하고 쇼핑을 한다. 말 그대로 디지털 소비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들은 디지털 생활을 하고 있지만, 오프라인에서의 만남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데이터를 보면 로블록스 게임을 하면서도 온라인으로 친구와 대화하거나 비디오 게임을 하는 시간이 줄어들었고 대신 오프라인에서 친구들과 대화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또 이들은 인종적, 문화적 다양성이 높은데, 이런 특성은 부모 세대의 다양성까지 폭넓은 사회적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세 번째는 나이에 비해 막강한 자본력을 가졌다는 점이다. 잘파세대가 어리기 때문에 자본력이 없다는 것은 잘못된 추측이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은 10대 시절부터 비즈니스와 수익창출을 가깝게 경험한 세대이다. 유튜버, 스트리머 등 개인 콘텐츠 창작자로 활동하는 아동과 청소년이 많고 로블록스 같은 플랫폼에서 자신이 개발한 아이디어와 아이템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창업을 통해 비즈니스에 직접 관여하는 숫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이들의 경제활동 특징을 보면 디지털 중심이라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향후 디지털 지갑만 사용하는 생활을 영위할 것으로 보이며, 우버와 벤모, 그린라이트 같은 기업은 13세부터 19세 소비자가 저축은 물론 증권 거래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아마존은 13세부터 17세가 쇼핑할 수 있는 ‘틴 로그 인’ 기능을 제공해 10대 소비자도 아마존 멤버십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을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안티 알고리즘이 유행하고 있다 기업은 알고리즘을 이용해 취향이 유사한 타깃층에게 보다 효율적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노출하고 있다. 페이스북, 핀터레스트, 링크드인,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거의 모든 소셜미디어는 알고리즘 기반으로 움직인다. 그래서 개인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혹은 관심 있어 할 만한 콘텐츠를 노출한다. 리테일에서도 검색어를 통한 상품과 서비스 노출, 이미지 검색,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한 콘텐츠 노출과 상품 추천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알고리즘을 적용하고 있다. 사실 이렇게 개인의 성향이 반영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소비자 관여도와 구매 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자사 상품이나 서비스를 한번 이용하면 계속 이용하게 되는 록인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이렇게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브랜드와 상품을 노출해서 구매를 장려하고 있다. 특히 잘파 세대에게는 유효한 전략이다. 2022년 조사에 따르면 18세~29세 중 40% 이상이 인플루언서를 통해 상품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젊은 여성의 경우 그 비율이 거의 50%에 달해 다른 세대보다 확실히 높다. 알파 세대도 소셜 미디어가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한 비율이 25%로 친구(28%)보다는 낮지만 가족(21%)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셜 미 디어가 미치는 영향이 13~16세(46%)보다 10~12세 (61%)가 더 크다는 점에서 쇼핑에 미치는 영향은 어릴수록 더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알고리즘을 거부하는 움직임이 등장하고 있다. 즉 알고리즘이 알고 있는 나의 취향에서 벗어나 참신한 콘텐츠를 소비 하고자 하는 욕구 때문이다. 이는 대중이 알고리즘의 양면성을 인식하게 되면서 알고리즘에 대한 반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안티알고리즘은 주로 두 가지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첫 번째, 디지털 영역에서 행동이 추적될 가능성을 스스로 차단하는 것이다. 예컨 대, 시크릿 모드를 사용하거나 구글 계정에 로그인하지 않고 사용하는 것이다. 두 번째, 알고리즘을 역으로 조작하려는 시도가 늘어 나고 있다.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볼 때 일부러 전혀 관심이 없는 콘텐츠를 시청하거나 시청과 검색 기록을 삭제하는 것이다. 새롭게 소비된 콘텐츠 때문에 알고리즘이 좀 더 균형 있게 수정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한편 안티알고리즘을 인지한 기업에서는 알고리즘이 없는 소셜 미디어를 선보이고 있다. 테이프리얼(TapeReal)이라는 기업이 있 다. 이 기업은 2018년 캐나다에서 창업한 회사로 오디오, 비디오 플랫폼으로 기존 소셜 미디어의 대안으로 만들어졌다. 즉 편견과 차별을 강화한다고 인식되는 기존 소셜 미디어의 대안으로 의미 있고 진정성 있는 인간관계, 그리고 사회 형성에 기여하고자 한다는 취지가 있다. 테이프리얼 서비스는 이용할 때 화면 녹화를 허용하지 않고 창작자의 독창성을 보호하는 한편 알고리즘과 도파민 자극에 기반한 사용자 보유 전략에서 벗어나 알고리즘에서 자유로운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지향한다.
이런 트렌드에서는 기업의 전략은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첫 번째, 진정성과 안티알고리즘을 강조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론칭하는 것이다. 만약 가능하다면 고객에게 알고리즘에서 벗어난 콘텐츠 노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두 번째, 진정성이나 안티알고리즘을 포함하는 기능을 선보이는 것도 방법이다. 최근 틱톡과 인스타그램이 알고리즘이 없는 서비스를 론칭했다. 틱톡은 틱톡 나우, 그리고 인스타그램은 캔디드 챌린저를 발표했는데, 이는 안티알고리즘의 트렌드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 진정성과 안티알고리즘을 강조하는 서비스와 협업해보는 것이다. 진정성 있는 업체와 협업하는 것만으로도 고객들에게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다. 나보다 우리가 중요하다 미국에는 리퀴드 데스(Liquid Death)라는 생수가 있다. 타투가 연상되는 폰트와 문양이 인상적이다. 마치 에너지 드링크처럼 생겼 지만 사실 생수가 맞다. 리퀴드 데스는 그래픽 디자이너가 만든 생수다. 물을 플라스틱 병 대신 알루미늄 캔에 담아 에너지 음료처럼 브랜딩하는 프로젝트를 한 것이다.
이 회사는 창업된지 3년 만에 매출이 47배나 성장했고, 2억 달러에 가까운 자금을 유치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이 회사의 특징을 본다면 지속 가능성과 친환경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고, 특히 잘파 세대가 여기에 반응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소셜 임팩트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최근 몇 년간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는 많이 강조되어 왔는데, 이제는 잘파 세대를 중심으로 ‘나’보다는 ‘우리’에 더 관심을 더 많이 갖고 있는 소비자들이 주축이 될 것이다.
소셜 임팩트는 기업의 활동이 소비자와 사회에 미치는 지속적인 영향을 의미한다. 지속 가능성, 기업의 사회적 책임, ESG와 DEI가 최근 화제가 되었던 단어들이다. 소셜 임팩트는 기업뿐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적용된다. 소비자의 소셜 임팩트는 소비 감소, 자신의 구매 결정이 미칠 파급 효과, 기업에 관련된 이해관계자 등을 고려하고 이를 구매 결정에 반영하는 것을 포함한다. 이제 소비자는 친환경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연다. 일반 상품의 가격이 1,000원이라고 가정할 때 1,590원을 주고서라도 친환경 상품을 구매한다.
2022년 4월 IBV가 발표한 연구를 보면, 소비자의 변화를 고려해 기업이 소셜 임팩트를 수용해야 할 필요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소비자 1만 6,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51%의 소비자가 1년 전보다 환경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더 중요한 점은 49%가 친환경 상품에 더 많은 돈을 지불했고, 그 프리미엄이 평균 59%나 되는 것으로 나타 났다. 이 연구는 많은 소비자 연구가 소비자의 의향을 조사한 데 반해, 실제 구매 행동을 지표로 삼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기업이 어떤 인재를 확보하는 데도 환경 이슈를 고려하는지 여부가 중요해졌다.
환경 관련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는 조직에 지원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69%였다. 실제로 그러한 조직에 입사를 수락한 비율이 68%에 이른다. 투자자의 경우에도 투자 포트폴리오에 환경 관련 지속 가능성 고려 여부를 반영하는 비율이 2021년에 48%, 2022년에는 62%로 증가했다. 결국 비즈니스, 소비자, 인재확보 그리고 투자 유지 차원에서 지속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한줄평
잘파 세대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후반에 출생한 Z 세대와 2010년 이후 출생한 알파(α) 세대를 통칭하여 부르는 용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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