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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권

하루 한 권_던바의 수[로빈 던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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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이 맺을 수 있는 사회적 관계의 최대치가 150명’

수천 명의 온라인 친구를 두고도 시시때때로 외로움을 느낀다면, 손안의 모바일을 통해 아무리 많은 소식을 접해도 자꾸 기억력은 나빠진다고 느낀다면, 세상의 반은 싱글이라는 데도 내 짝은 없는 것 같다면, 우리의 마음이 왜 이런 식으로 작동하는지 궁금한 사람이라면 로빈 던바가 솜씨 좋게 풀어낸 진화심리학적 분석에서 지식, 재미 그리고 통찰까지 얻게 될 것이다.

작가소개 로빈 던바

옥스퍼드대학교 진화인류학과 교수이자 옥스퍼드대학교 맥덜린칼리지의 특별연구원이다. 1998년에는 영국 왕립학회 회원으로 선출되었다. 그의 주요 연구 주제는 사회성의 진화로, 인간 행동의 진화론적 기원을 밝히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연구를 통해 인 간의 뇌가 관리할 수 있는 최대의 인간관계가 150명에 불과하다는 이론, 일명 ‘던바의 수Dunbar Number’를 주장하며, 현대 사회에 서의 무제한적인 인간관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던바의 수’를 비롯해 인간의 생물학적인 특징뿐만 아니라 행동과 마음까지도 수천 년 진화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여러 흥미로운 사례들을 소개한다. 주요 저서로는 ‘반 과학 로비에 대한 반론An Eloquent Riposteto the Anti-science Lobby’(선데이 타임스), 《과학의 문제점The Trouble with Science》, 《털고르기, 험담, 그리고 언어의 진화Grooming, Gossip and the Evolution of Language》 등이 있다. 가장 최 근에 출간된 《인간 이야기The Human Story》는 ‘최신 연구와 새로운 이론을 선보인 최고의 책’(선데이 타임스), ‘매우 강력하고 도발 적인 이야기’(뉴 사이언티스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3분 요약

다양한 영역에서 영장류와 인류가 행동하는 방식을 연구해 온 로빈 던바가 1992년에 제시한 ‘사회적 뇌 가설’은 두뇌가 커질수록 사회적으로 관계 맺는 사람의 숫자가 늘어나는 이유를 설명한다. 무엇보다 사회적 동물인 영장류는 이러한 특성 때문에 성공적으로 진화할 수 있었다. 인류 역시 집단생활을 하면서 두뇌를 발달시켰고, 발달된 두뇌는 역으로 더 많은 인맥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이후 로빈 던바는 한 사람이 맺을 수 있는 관계의 수가 150명이라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이는 던바의 이름을 따 ‘던바의 수’라고 일컫는다.

 

이 연구는 흥미롭게도 ‘크리스마스카드’에서 시작됐다. 카드를 고르고 편지를 쓰고 우표를 사고 그 카드를 우편으로 보내 는 일련의 과정은 카드를 받는 사람을 친밀하게 생각하고 그만큼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 결과는 1인 평균 68곳이었고, 그 가정의 구성원을 포함해 약 150명이 도출 됐다. 이는 역사적으로 축적된 데이터와 맞아떨어지는 수치였고, 인류 대부분은 150명 이상의 사람들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지 못 한다는 이론으로 발전됐다. 이렇게 탄생한 ‘던바의 수’는 경영사상가인 말콤 글래드웰이 2000년에 발표한 그의 유명한 저서 『티핑 포인트』에서 ‘고어-텍스’ 사의 성공 이유를 설명하는 가운데 ‘던바의 수’, ‘150명’을 언급하면서 대중적인 관심을 모았다. 이후 조직이론에서 다수 연구되고 관련 칼럼에서 회자됐다.

 

그런데 조직 이론에서만 통용되는 줄 알았던 던바의 법칙이 무한한 인맥 확장을 가능하게 한 디지털 시대에도 주목을 받고 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으로 대표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관련 기사에 단골로 인용되는 개념이기도 하지만 실리콘 밸리에서도 그의 이론에 주목했다. 페이스북 출신의 데이브 모린은 2010년에 일상을 공유하는 어플리케이션 ‘Path’를 개발하면서 아예 던바의 이론을 바탕으로 설계했다. 한 이용자가 맺을 수 있는 친구의 수를 150명으로 제한한 것이다.

 

우리는 친구들과 접촉하는 범주와 빈도수는 각각 다르다. 다섯 명 범주에서는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 15명 범주에서는 최소한 한 달에 한 번, 150명 범주에서는 최소한 일 년에 한 번이다. 한편 이것은 우리가 친구들에게 느끼는 친밀감의 정도와 일치할 것이다. 즉 5명 범주에서는 모든 구성원과 매우 친하게 지내지만 범주가 넓어질수록 친밀감 정도는 점점 약해진다. 이렇듯 우리가 특정 수준의 친밀감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의 수에는 한계가 있다.

 

원숭이와 유인원을 통해 인간의 집단 규모의 상관 관계를 바탕으로 추정해보았을 때 인간 집단의 적정 크기는 약 150명이다. 따라서 150은 한 개인이 맺을 수 있는 사회적 관계의 최대치이다. 이것을 ‘던바의 수’라고 한다. 물론 언뜻 보기에 던바의 수를 증명할 근거를 찾기는 어렵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어쨌든 오늘날 우리는 수백만 명을 수용한 도시, 국가에서 살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자연적으로 형성된 인간 집단의 크기를 살펴보자.

 

첫 번째, 가장 작은 집단은 사냥이나 채집 을 위해 임시로 꾸리는 집단으로 보통 30명에서 40명 정도다. 이런 집단은 물이나 다른 수렵 채집 지역을 찾아 이동하는 동안 개인 또는 일가족이 새로 합류하거나 떠나는 경우가 많아서 비교적 불안정하다.

 

두 번째, 가장 큰 집단이다. 여기에는 보통 하나의 부족이 해당된다. 문화적 정체성에 따라 엄격하게 정의되기보다 집단을 특정짓는 언어 중심으로 형성되는 ㄱ덧이 일반적이다. 부족 중심의 집단 구성은 전형적으로 남성, 여성, 어린이를 통틀어 500명에서 2500 정도로 이루어진다. 전통 사회의 이러한 두 집단 규모는 인류학에서 널리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두 집단 사이에 자주 거론되기는 하지만 거의 관심을 받지 못한 세 번째 집단이 있다.

 

세번 째 집단은 주기적으로 치르는 성인식 같은 의례를 특징으로 하는 씨족 형태일 때도 있고, 사냥 지역이나 샘물을 공동 소유하는 씨족 형태일 때도 있다. 인구조사 자료를 구할 수 있는 약 20여 개 부족사회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런 씨족 집단의 규모는 100명에서 230명 사이였다. 이것은 통계적으로 150명 기준에서 허용할 수 있는 범위 내의 규모다. 반대로 사냥 등을 위해 임시로 만든 집단이나 부족집단의 평균 크기는 이 허용 범위에서 벗어난다.

 

그렇다면, 기술적으로 발전된 사회는 어떨까? 150이라는 숫자가 사회적 단위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할 만한 근거가 있을까? 대답은 ‘그렇다’이다. 흔히 기업 조직 이론에 사용되는 ‘경험의 법칙’은 직원 수가 150명 이하이고 직접 대면하는 업무 방식을 기본으로 하는 조직에는 적합하다. 그러나 150명 이상의 조직에서는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 공식적인 계층제가 필요하다.

 

1950년대 이래로 사회학자들은 150명에서 200명 정도 크기의 집단에 중요한 경계가 있으며, 집단의 규모가 이보다 커지면 무단결근과 병가의 양이 불균형해져 문제가 생긴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다. 군사 기획자들 역시 경험의 법칙을 찾아냈다. 예를 들어 최신식 군대의 가장 작은 독립 단위는 기업과 마찬가지로 보통 30명에서 40 명 가량의 군인으로 이루어진 세 개 전투 소대와 각 소대의 지휘관, 몇몇 지원부대를 합하여 대략 130명에서 150명 정도다.

 

로마 공화국 시대의 로마군 기본 전투 단위도 약 130명으로 이와 비슷한 규모였다. 심지어 학자 공통체도 비슷한 규모로 제한된다. 서섹스대학교 교육학과 토니 베허 교수는 과학과 인문학을 통틀어 12개 학과를 대 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교수 한 명이 관리할 수 있는 연구자 수가 100명에서 200명 사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한 학과의 규모가 이보다 커지면 둘 혹은 그 이상의 학과로 나뉘는 경향이 있다. 고어텍스가 성공했던 비결도 ‘던바의 수’에 있다?

 

가장 성공적인 중소기업으로 꼽히는 고어텍스 설립자 빌 고어는 사업이 성장하여 제품의 수요가 늘어났을 때 생산 공장의 규모를 키우기보다 각각 150명 정도의 근로자로 구성된 하위 단위로 나누어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던바의 수’를 주장한 로빈 던바는 이것이 사업에 성공한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주장한다. 빌 고어는 공장 조직의 단위를 150명 이하로 유지한 덕분에 계층제와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아도 되었다는 것이다.

 

근로자와 관리자가 경쟁하는 분위기를 만들기보다 상호 의무감이 뒷받침되어 서로 협력하는 사적인 관계로 공장을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이다. 3의 배수로 친구 세기 인간의 사회구조가 3의 배수를 기본 골격으로 한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최근의 연구 결과가 등장하고 있다. 우선 가장 작은 내집단은 약 3명에서 5명 사이로 이루어진다. 여기에 속한 사람들은 당신이 정말 곤란한 상황에 처했을 때 조언이나 위로, 또는 돈이나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정말 친한 사람들이다.

 

또한 이 사람들은 당신이 맺는 관계의 핵심이다. 한 단계 위의 집단은 15명, 그 다음 단계 의 집단은 약 30명 정도로 구성된다. 이런 각각의 집단이 현실에서 어떤 관계 범주에 대응하는지, 혹은 왜 3의 배수로 증가하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 하지만 몇몇 단계의 집단은 현실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예컨대, 사회심리학자들은 12명에서 15명 규모의 집단을 ‘공감 집단’ 이라고 부른다.

 

이 집단 구성원 중 한 명이 오늘 느닷없이 죽는다면 당신은 상심이 너무 커서 제정신을 잃을 것이다. 희한하게도 배심원단, 예수를 따르던 사도들, 대부분의 스포츠팀이 모두 이 정도의 규모다. 최근 불과 몇 년 사이에 등장한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서비스는 우리 사회를 재정의하는 거대한 사회적 혁명이라고 불린다.

 

즉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가 등장하면서 다윈 시대 교제 범위의 시간적, 공간적 제약은 허물어졌다는 것이 일각의 의견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기술 혁명은 엉뚱한 결과를 낳기도 한다. 첫째, 친구 수의 분포가 상당히 왜곡되어 있다. 대부분 친구 목록에 등록된 사 람 수는 평균 200명 정도를 웃도는 수준으로 상당히 비슷하다. 둘째, 진정한 친구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다. 등록된 친구 수는 200명이 넘지만 정작 사람들은 등록된 친구들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다.

 

결국, 다시 원론적인 해답만 존재할지 모른다. 한 개인이 맺을 수 있는 사회적 관계는 최대 150명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던바의 수’라고 한다.

한줄평

"카카오톡 친구 정리 한 번 해볼까.."

https://kakao.com/talksafety/toolandguide/friend/del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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