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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권

하루 한 권_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니콜라스 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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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질적인 사회 문제인 스마트폰 중독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금욕 상자가 인기를 끌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3만원에서 5만원이면 구매할 수 있다. “시험 기간에 필수. 절대 못 연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자괴감이 들지만 확실히 효과가 있다”, “정신적으로 건강해진 것 같다” 등 후기만 수백개에 이른다.

스마트폰은 이미 현대인의 일상 깊숙이 침투했다. 성인의 절반이 스스로를 ‘스마트폰의 노예’라고 칭할 정도다.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지난 2019년 성인 5267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중독 여부를 조사한 결과 40.6%가 ‘자신이 스마트폰 중독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평균 3시간 55분으로, 현재는 이보다 늘어난 6시간일 것으로 추측된다.

 

인터넷 시대가 시작된 이래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집중력 저하와 건망증을 호소하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인터넷과 유튜브의 알고리즘을 떠도는 동안 깊이 사고하고, 분석하고, 통찰하는 능력이 점점 감소하고 있음을 뇌과학 이론을 빌어 세밀하게 진단한다. 디지털이 발달할수록 우리는 인터넷을 통한 맥락 없는 정보만 추구하게 되었다. 이제 인터넷은 정보나 의사소통 자체를 단순화하고 분절하여 우리에게서 깊이 생각하는 방법을 빼앗고 있다.

작가소개 니콜라스 카

세계적인 경영컨설턴트이자 IT 미래학자인 니콜라스 카는 정보 기술이 우리 사회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심도 있게 연구하며 이에 관한 칼럼을 발표해왔다. 그는 정보 기술이 인류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물론 그 폐해까지도 날카롭게 꼬집으며 IT 업계를 포함한 비즈니스 전반에 다양한 파장을 미치고 있다. 그는 2008년 <애틀랜틱Atlantic>에 발표한 ‘구글이 우리를 바보로 만드는가’라는 글에서 인터넷이 깊이를 잃어버린 지식을 양산한 다며 디지털 시대에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평생을 기술 분야에 바친 전문가의 이와 같은 역설적 정의는 기술과 인간 사회에 관한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고, 바로 여기에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시작되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인류가 정보를 다루는 도구의 변화에 따라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와 인터넷과 스마트 기기로 압축되는 오늘날의 기술 변화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탁월한 식견으로 풀어낸다.

 

7분 요약

인간의 뇌는 변한다

인간의 뇌는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아주 오래된 가정이다. 지난 수백 년 동안 대부분의 생물학자들과 신경학자들은 성인의 뇌 구조는 변하지 않는다고 믿어왔다. 인간의 뉴런 구조는 어린 시절에는 서로 연결되면서 변하지만 이 회로는 성인기에 이르면 고정되 어버린다는 것이다. 즉 인간은 20대가 지나면 새로운 뉴런은 전혀 만들어지지 않고 새로운 회로 역시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믿었다. 이런 믿음은 수백 년 동안 지속되어 왔다. 물론 1950년대부터 인간의 뇌는 변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으나 대부분의 뇌과학자들은 경멸 섞인 반응을 보였고, 그대로 묵살되었다.

 

그러나 1983년 새로운 논문들이 등장하면서 인간의 뇌는 변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른바 뇌의 가소성이 인정되었던 것이다. 뇌는 새로운 감각, 시각, 청각, 동작, 사고, 학습, 그리고 인식과 기억에 따라 변하게 된다. 뇌가 변하는 정도를 뜻하는 가소성은 나이가 들수록 감소한다는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뇌가 변한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밝혀지기 시작했다. 따라서 세포의 구성 조직은 영구적이지 않고 경험과 환경, 그리고 필요에 따라 계속 변해간다고 볼 수 있다.

 

즉 인간의 신경 시스템은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거의 모든 신경학자들은 뇌가 언제나 유동적이고 환경과 행동의 작은 변화에도 적응력이 뛰어나다고 결론 내려졌다. 중요한 것은 이런 변화가 지속적으로 일어난다는 말이다. 니체는 우리가 사용하는 도구를 통해 변화한다고 인식했다. 마셜 맥루언도 같은 맥락에서 언급했던 내용이 있다. 맥루언은 전화, 라디오, 영화, 텔레비전 같은 20세기의 전자 미디어는 우리의 생각과 감각을 지배하고 있던 문자의 독재를 완전히 무너뜨릴 것이라 선언했다.

 

기술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

지적 기술이라는 개념이 있다. 이것은 우리가 무엇을 그리고 또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가장 크게 가장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 기술들은 인간에게 가장 친밀한 도구이고, 개인의 정체성을 형성 하는 도구다. 또 타인과의 관계를 만들어주는 도구로 사용되기도 한다. 즉 우리가 쓰고, 읽고, 정보를 조작하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는 인간에게 큰 영향을 준다. 그러나 문제는 발명가들은 지적 윤리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예컨대, 아이폰을 만들었던 스티브 잡스는 그 영향력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사용자들 역시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들 역시 도구를 사용함으로써 얻는 실용적 이익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기술을 바라보는 두 가지 철학적인 관점이 있다. 이 두 가지 관점은 역사학자들과 철학자들이 지난 수 세기 동안 토론해왔던 문제 다. 첫 번째는 기술적 결정주의라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기술적 진보라는 것은 인간의 통제 밖에 있는 자주적인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기술이라는 것은 인류 역사 전반에 걸쳐 핵심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다. 이 결정론적 시각에서 가장 극단적인 표현은 마셜 맥루언이 말한 명언이 있다.

 

인간은 기계 사회의 생식기에 불과하다는 말이었다. 아무튼 기술적 결정주의는 거시적으 로 볼 때 조금 더 신뢰를 얻고 있다. 두 번째는 기술적 도구주의라는 것이다. 이들은 기술의 힘을 과소평가한다고 볼 수 있다. 도구는 중립적인 물건이기 때문에 사용자 들이 인식하는 소망에 완전히 복종한다는 말이다. 도구라는 것은 인간의 목적을 획득하기 위해 사용하는 단순한 수단이다. 따라서 기술에 대한 가장 보편적인 견해라고 할 수 있다. 말그대로 기술은 기술일 뿐이다라는 생각이다. 도구는 확실이 우리의 통제하에 있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기술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할지 결정할 수 있다. 물론 이 두 가지의 갈등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영원히 해결되지 않을수도 있다. 왜냐하면 결정주의와 도구주의는 이성에 대한 문제인 동시에 신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인간은 어떤 도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뇌가 바뀐다는 것이다.

 

문자가 인간에게 주었던 영향

문자가 없었던 시절은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철학에 깊이가 있는 독자들이라면 소크라테스가 책을 쓰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 당시에는 글로 쓰는 것은 곧 망각에 이르는 지름길이라고 했다. 왜냐하면 글로 써진 것에 의존하고 스스로의 기억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인간은 기억 활동을 멈출 것이라고 했다. 처음 글자를 적었던 인류가 심오한 생각을 조약돌로 바닥에 새기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기원전 2500년 전 이집트인들은 파피루스 나무로 두루마리를 만들었고, 기록을 하기 시작했다. 그 후에는 밀랍판이 만들어졌고, 인간은 큰 소리로 글자를 낭독해야만 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아주 오랫동안 글쓰기는 띄어쓰기가 없었기 때문에 글을 읽는다는 것, 나아가 독서라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인지적 작업이었다.

 

중세시대로 접어들면서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사람들이 등장하게 된다. 수도사, 학생, 상인, 귀족 등이 지속적으로 늘어났고 드디어 책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어서 이른바 문자 혁명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인간이 무언가를 기록하고 읽으면서 지적 능력이 바뀌기 시작했다. 독자들은 지적 능력이 늘어나고, 점차 어려운 글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인간의 자연상태 뇌는 산만하다. 초원에서 살아남기 위해 계속 산만하게 주변을 살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지 않은 사고의 과정을 연습해야만 했다. 하나의 정적인 대상에 지속적이고 방해받지 않는 집중을 해야만 했다. 그리고 도서관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원래 인간은 소리 내어 독서를 했다. 하지만 도서관이 만들어지면서 여러 사람이 함께 책상 에 앉아 혼자 조용히 독서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책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출판업이 등장했고 독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기 시작했다. 즉 조용하고 고독한 연구는 지적 성취를 위한 필수조건이 되었던 것이다. 그 후에 등장한 것이 바로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이다. 책이 만들어지면서 이른바 문자 혁명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집중력을 얻었고 이는 주류 사회에 편입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행동이 되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바꾸는 미디어가 등장했으니, 그것이 바로 인터넷이다.

 

인터넷은 인간을 산만하게 만든다

근본적으로 다른 것은 인터넷에서의 읽기와 책을 읽는 독서는 다르다. 인터넷에서는 시각과 청각, 그리고 자판을 치고 터치할 때 느끼는 감각이 수반된다. 즉 수많은 자극을 통해 우리는 집중력을 잃어간다고 할 수 있다. 실험에 의하면 다섯 시간 동안 인터넷을 사용하게 되면 인간의 뇌는 재구성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온라인에서는 찰나의 감각적 자극을 처리해야 하고 수많은 링크들을 평가해야 한다. 또 관련 내용을 검색할지 말지를 선택해야 하는 필요성 때문에 방해가 되는 문서나 다른 정보로부터 뇌를 분리시켜야만 한다. 또 동시에 지속적으로 정신적 조정과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인터넷으로 뭔가를 읽는다는 것은 독서를 할 때와는 완전히 다른 경험이라는 것이다.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 당시 하이퍼텍스트라는 개념이 있었다. 하이퍼텍스트는 종이에 갇힌 과학 기술의 속박에서 벗어나고 우리를 해방시킨다고 했다. 경험의 요소를 결합하거나 수많은 링크를 결합하는 것으로 경험의 요소를 추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렇게 하게 되면 사고의 능력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 하이퍼텍스트는 독자들이 읽는 대상을 이해하고 기억하는 능력을 약화시켰을 뿐이다. 그리고 이 주장은 수많은 실험을 통해 재입증되었다. 종이 문서를 사용해서 읽은 사람들이 더 많이 이해하고, 기억하고, 배운다는 연구 결과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반면 하이퍼텍스트를 읽은 이들은 소설을 읽은 읽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도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혼란스러운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인간은 인터넷을 접하게 되면서 읽는 패턴, 즉 문화가 바뀐 것이다. 보통 웹페이지에 머무는 시간은 10초 미만이다. 2분 넘게 시선을 잡는 페이지는 10개 중 하나가 되지 못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평균 19초에서 27초가량 한 페이지를 둘러 본 뒤 다른 페이지로 이동한다고 한다. 인터넷을 통한 학습도 마찬가지다. 최근 교육은 소리와 동영상까지 포함한 교육 콘텐츠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많은 교육자들은 종종 리치 미디어가 효과가 있다고 말하지만 멀티미디어가 이해를 심화시키고 학습 능력을 강화시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작용하게 된다. 멀티미디어에 따른 집중력 분산은 우리의 인지적 능력에 더 많은 노동을 가하고 이는 학습 성과를 낮추고 이 해력도 약화시킨다. 이와 관련해서도 실제로 수많은 실험이 반복되었고, 결과는 늘 같았다. 글자로만 된 자료를 읽은 이들은 멀티미디어 자료를 본 사람들보다 더 많이 이해했고 더 창의적이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과 인간의 집중력

2010년 이후 스마트폰 사용이 확대되면서 많은 과학자들이 이 부분에 대해서 연구를 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사용이 인지적 혹은 감정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결론은 이렇다. 스마트폰은 사고를 산만하게 하고, 집중력을 분산시키고 불안을 키운다는 것이다. 정확하게 인터넷이 인간에게 주는 효과를 증폭하고 있다는 뜻이다. 연구에 의하면 전화를 주머니나 가방에 넣어 두고 사용하지 않을 때조차도 우리의 사고에 일상적으로 지장을 준다고 한다. 왜냐하면 스마트폰이 하루 종일 쏟아내는 수십 개의 알람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 전화가 울리게 되면 혈압이 급등하고, 맥박이 빨라지게 된다. 또 문제해결 능력은 약화된다. 스마트폰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 우리는 스마트폰을 확인하게 되면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도파민이 분비된다. 그래서 우리는 하루 종일, 일상적으로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싶은 욕망을 가지게 된다. 스마트폰이 가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집중력은 떨어지게 된다. 물론 실험에 참가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마트폰이 집중력을 방해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도구가 그들의 사고를 산만하게 만들고 있지만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는 사회적 관계에서도 영향을 미친다. 왜냐하면 스마트폰은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모든 사람들을 상기시켜 주기 때문에 대화 상대방이 앞에 있는 상황에서 스마트폰이 옆에 놓여져 있다면 대화는 피상적이 되고 만족감은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한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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