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루 한 권

하루 한 권_좋은 사람이 되는 것은 왜 어려운가[아르민 팔크]

728x90

우리가 왜 좋은 일을 생각하면서도 나쁜 일을 종종 선택하는 걸까? 우리는 옳은 길을 알면서도 그 길을 따르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해 독일 최고의 행동경제학자인 아르민 팔크가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해답을 제시한다. 
이 책에서는 우리의 도덕적으로 불합리한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외부 환경, 성격, 젠더, 교육, 문화 등의 다양한 영향 요인을 살펴보며, 이해한 결과를 통해 우리 개인의 선택뿐만 아니라 경제 시스템과 사회 구조도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불행히도 옳은 선택이 반드시 우리의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도덕적 선택과 개인적 이익을 따르는 선택 사이에 갈등이 생길 때도 있다. 또한 집단 내에서는 책임이 희석되어 결과를 추적하기 어려울 수 있다. 환경, 타인 뿐만 아니라 도덕적 감각과 개인 성향 역시 우리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이 책은 왜 좋은 선택과 나쁜 선택을 하는지의 근본적인 이유를 6가지 관점으로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여러분에게 제시한다.

작가소개 아르민 팔크

아르민 팔크는 독일의 행동경제학자로 본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팔크는 콜론대학교에서 철학과 역사뿐 아니라 경제학을 공부했고, 1998년 취리히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팔크는 본대학의 경제학 교수이자 행동 및 불평등 연구소의 책임자로 실험경제학연구소를 맡고 있다. 또 막스 플랑크 소사이어티의 외부 과학 회원, 노동연구원의 프로그램 디렉터, 경제정책연구원의 연구원, 경제연구모임의 연구원 그리고 독일경제연소의 연구 교수로 활동 중이다.

 

5분 요약

이 책은 이런 질문을 던지고 있다. “왜 우리는 선한 사람이 되지 못하는 것일까?” 그리고 “선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다. 인간은 두 가지 성향을 동시에 가진다. 즉 선과 악 이 두 가지는 우리 모두에게 존재하고 언제나 올바르게 살 수 있는 사람도 없으며 언제나 올바르지 않게 살 수 있는 사람도 없다는 뜻이다.

세상은 결코 흑백논리로 이뤄지지 않는다. 우리는 어떤 경우에는 선한 사람이 되고, 어떤 경우에는 나쁜 사람이 된다는 이야기다. 먼저 좋은 일을 하는 것은 선택이고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도덕적 행동의 가장 큰 문제는 이 행동이 우리의 개인적 행복과 이익에 반할 때가 많다.

 

이것을 근본적인 목표 충돌이라고 부른다. 자기 이익과 외부 이익의 균형에서 비롯되는 긴장 관계라는 것이다. 이 논리는 우리가 선한 행동과 나쁜 행동을 선택하는 가장 기본적인 구조다. 하지만 우리가 선한 행동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너무나 많다.

 

안타까운 점은 우리가 올바른 행동을 한다고 해서 우리의 전반적 행복이 보장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사실 선행이 인간의 행복을 약속한다면, 이론적으로 도덕의 문제는 순식간에 해결된다. 그러나 집단은 우리를 도덕적으로 무관심하게 만든다.

 

즉 우리는 개인적으로 이익을 따지기도 하지만 집단적인 이유로 인해 선한 행동을 선택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인간이 왜 선한 행동을 선택하지 않는지 그 여섯 가지 이유를 살펴보자.

 

첫 번째, 손해를 보면서까지 좋은 일을 하지 않는다. 당신에게는 A와 B, 두 가지 선택이 있다. A를 선택한다면 실험이 끝난 후 10만 원이 추가로 당신의 계좌에 입금될 것이다. 만약 B를 선택한다면 추가 금액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대신 당신의 선택은 또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B를 선택하면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 이것은 국제 구호 단체가 자주 이야기하는 내용과 비슷하다. 사람들은 어떤 대답을 했는지 살펴보자.

 

사람들에게 이런 질문을 하면 대략 57% 정도가 B를 선택했다고 한다. 사실 공짜로 생기는 돈이기 때문에 B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선한 행동이 가져오는 유익을 그로 인해 감수해야 하는 비용과 저울질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도덕과 관련한 인간의 모든 행동에서 나타나는 패턴이다.

 

즉 유익과 비용의 비교가 구체적인 상황에서 우리의 선택을 좌우한다. 여기서 비용이란 선행을 하기 위해 내가 자발적으로 포기한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선한 목적으로 가지고 기부할 경우 내 계좌에서 구호 단체로 송금한 금액이 모두 비용이다.

 

그러나 비용은 돈이라는 금전적 비용만 언급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포기한, 나를 더 즐겁게 할 수 있었을 대체 행위 모두를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도덕적 선택 행위는 언제나 긍정적 외부 효과와 개인적 유익 사이의 근본적인 목표 충돌의 문제로 봐야 한다.

 

우리는 도덕적으로 바람직한 것을 우리의 행동과 관련된 불편함, 또 단점과 저울질한다. 매우 단순한 사실이다. 이 목표 갈등은 왜 우리가 모두 언제나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는지, 왜 우리가 모두 자동으로 받아들이는 도덕적 가치를 따르지 않는지를 설명 해준다. 이유는 간단하다. 좋은 행동이 비싸기 때문이다.

 

두 번째, 타인의 시선 때문에 착한 행동을 한다. 우리의 행동은 타인의 시선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여러 심리학 실험에 의하면 타인의 관찰 여부에 따라 우리의 친사회적 행동이 좌우된다. 다른 사람이 보고 있으면 더 많이 기부하고, 더 기꺼이 협조하고, 이기심이 억제된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서 자유로울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에게서 긍정적 평가를 받을 때 우리는 일터에서도, 일상에서도 더 많은 장점을 발휘하게 된다.

 

하지만 이것은 나 자신에게도 해당하는 이야기다.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나 자신이 나를 바라볼 때, 즉 인간은 긍정적 자아상을 완성하기 위해 선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행동은 위장된 행동으로 합리화하는 것까지 연결될 수 있다. 이것은 일종의 심리학적 전략으로 ‘도덕적 회계’라고 부른다.

 

우리의 선하고 올바른 행동을 장부에 기록해 놓고 그걸 떠올리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그린워싱’이다. 친환경적인 것을 강조하는 상품들이 많이 있다. 대체로 ‘Go Green’이라고 적혀있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그 안에 들어간 상품이 소고기라고 해도 왠지 친환경적인 선택을 하는 것처럼 인식하고 자랑스러워한다.

 

그리고 이런 것을 잘 이용하는 기업도 있다. 바로 스타벅스가 그렇다. 스타벅스는 리사이클 컵 사용을 강조한다. 그리고 당신의 협조는 더 나은 지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완성하게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여기에 놀라운 사실이 하나 있다.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사실 더 이기적인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도덕적인 소비로 칭찬을 받은 사람들은 독재자 게임에서 평균적으로 20달러를 더 적게 배분한다.

 

세 번째, 좋은 일을 한다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감정은 인간의 행동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설이다. 감정은 우리가 일단 행동하게 만들고 이성적으로 뒤늦게 판단한다고 하는 이론도 있다. 아무튼 감정과 기분에 따라 우리가 다르게 행동한다는 것은 명확해 보인다.

 

그리고 질투심은 우리를 비도덕적인 사람으로 만들고 공감 능력은 친사회적 행동을 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즉 인간은 ‘우리’와 ‘저들’로 나누고 나의 집단에 분류된 사람들에게는 더 친사회적인 행동을 한다.

 

그렇다면 도덕적 행동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까? 즉 기분이 좋고 행복할 때 친사회적 행동을 한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되는데, 이것을 넘어서 친사회적 행동이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 주느냐 하는 것이다. <사이언스>지에 실린 실험 ‘다른 사람을 위해 돈을 쓰는 것이 행복을 장려한다’라는 제목의 논문이 있었다.

 

연구진은 다른 사람과 함께 혹은 다른 사람을 위해 돈을 지출한 사람이 자신을 위해 돈을 쓴 사람보다 훨씬 행복해하는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하지만 이 부분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밝혀졌다. 여기에서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만든 것은 목숨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돈이었다고 한다.

 

네 번째, 오는 게 있어야 가는 게 있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인간의 중요한 행동 방식에서 가장 중요 한 요인은 호혜성이다. 인간이 어떤 조건에서 협조하고 공정하며 도덕적으로 행동하느냐 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이웃의 행동에 좌우된다. 한마디로 우리가 선하게 행동하느냐, 악하게 행동하느냐는 다른 사람이 우리를 대하는 방식에 크게 좌우된다. 이것을 이른 바 호혜성이라고 한다.

 

호혜성은 친절한 행동을 보상 하고, 전략적으로 내게 이득이 되지 않더라도 불공정한 행동을 처벌하려는 인간의 동기를 말한다. 호혜성이 적용되는 일상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현장이 바로 일터다. 왜냐하면 이해의 충돌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직원이 최대한 많은 일을 하되, 임금은 적게 가져가길 바라고, 직원은 적게 일하되, 돈은 많이 벌고 싶다는 욕구가 존재한다.

 

그래서 이 둘의 관계에서는 항상 고용계약이 존재한다. 하지만 고용계약을 하게 되면 회사는 직원의 자발적 업무 수행 또는 협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여기에서 늘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동기부여의 문제이고 많은 경제학자와 컨설턴트들은 돈으로 모든 것이 해결 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리고 실제 더 많은 급여를 받게 되면 더 많은 일을 했다는 것이 입증되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에 한가지 요인이 더 추가되어야 한다. 바로 신뢰라는 측면이다. 요컨대, 경영진이 신뢰한다고 느끼는 직원들이 있는 그룹 혹은 지점에서 다른 곳보다 매출이 높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실제로 매출이 더 높았고, 더 나아가 지점의 성공에 대해 직원들이 느끼는 책임감 또한 더 높게 나타났다.

 

재택근무에 관한 내용도 여기에 연결된다. 사무실에서 일한 직원들에 비해 재택 근무한 직원들의 업무 실적이 13%나 증가했고, 재택근무 하는 직원들의 경우 커피를 마시면서 쉬는 시간이 더 적었고, 아프다고 하는 경우도 더 드물었으며, 주어진 업무 시간 안에 더 많은 전화 상담을 처리했다.

 

다섯 번째, 내가 아니더라도 할 사람이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사실 시장에서는 내 결정이 결과의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없다. 내가 아니더라도 그 누군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것은 생산과 유통 그리고 구매 등의 복잡한 과정이 쌓이면서 만들어지는 책임의 분산 문제다.

 

시장의 당사자, 즉 구매자와 판매자의 개별적 특성과 책임이 모두 분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도덕적 가치를 주장하면서도 정작 시장에서 가장 저렴한 식료품이나 의류, 그리고 전자제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소비자는 저렴하지만, 비도덕적으로 생산된 돼지고기를 사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내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이 하겠지’하는 것이다. 바로 시장의 논리다. 그리고 특정 제품을 구매하는 게 도덕적으로 타당한지 확신이 서지 않을 때 다른 사람들이 거리낌 없이 구매하는 모습은 나의 구매를 정당화하기도 한다. 또 개인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죄책감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온다.

 

시장에 참여한 모든 사람은 사실 성사된 거래에 대해 자신의 몫을 가지고 있지만 이에 따라 제삼자가 겪는 피해에 대해서는 부분적으로만 책임을 지려고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시장을 없앨 수도 없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시장의 폐해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불과 200년 전만 하더라도 전 세계 대부분이 극심한 빈곤에 있었던 상황을 보다 나아지게 했기 때문이다.

 

여섯 번째, 좋은 사람은 따로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독재자 게임을 하면 평균적으로 자신이 가진 돈의 28%를 나누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타적 성향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이 문제를 보다 확대해서 76개국, 8만 명을 대상으로 연구했다. 대략 80% 정도가 이타 주의적 성향에서 극명한 차이를 드러냈다.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유럽은 이타주의가 그리 강하지 않았다. 유럽의 국가 중에 전 세계 평균치를 뛰어넘는 국가는 하나도 없었다. 독일은 중간 정도였다. 그러나 미국, 중국, 브라질, 방글라데시 그리고 이집트보다 낮았다. 국가별로 차이를 보이는 다른 성향들도 조사했다. 이타주의는 무엇보다 신뢰, 긍정적인 것 혹은 부정적인 호혜성과 깊은 관련이 있었다.

 

즉 이타주의와 긍정적 호혜성에 대한 의지 사이에 긍정적 상관관계를 발견한 것이다. 이 상관관계는 국가 차원과 개인 차원 모두에게서 나타났다. 이타적인 국가는 상호작용에서도 더 긍정적이었고, 이타적인 사람도 상호작용에서 더 긍정적이었다. 그리고 이것은 호모 사피엔스 시절 지구의 대륙이 분리되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가 있다. 또 해당 지역이 농사를 주로 했던 지역인지 아니면 가축을 키우는 지역이었는지와도 연관이 있었다. 예컨대, 가축을 키우는 곳에서는 폭력성과 복수심이 더 발달했다고 한다

 

한줄평

"사회적 압력과 윤리적 선택 사이에서 갇힌 선한 의지"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