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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권

하루 한 권_화폐의 미래[에스와르 프라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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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되는 화폐와 흔들리는 화폐 권력, 누가 새로운 돈을 통제할 것인가? 브루킹스연구소 소속 국제금융 전문가의 화제작 모바일 뱅킹이 당연해지고 현금이 종말을 고하는 시대다. 또한 글로벌 기업이 암호화폐 경쟁에 뛰어들고, 정부가 디지털 화폐를 발 행하는 시대다. 화폐의 개념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 시장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이 책은 핀테크 혁신 이후 금융 시스템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이 흐름을 주도하기 위해 어떤 정책을 펼치며 대비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금융 안내서이다. 핀테크로 도약하는 신흥경제국부터 비트코인의 경제학, 달러와 디지털 위안화의 기축통화 경쟁까지, 금융의 미래를 결정 할 새로운 돈의 세계에 주목하라.


작가소개 에스와르 프라사드(Eswar Prasad)

코넬대학교 톨라니 무역정책 수석교수 및 경제학 교수. 미국 3대 사회과학연구소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이자 전미경제연 구소 연구원이다. 국제통화기금 IMF의 금융연구국장과 중국 사업부 대표, 미 상원 금융위원회와 금융서비스위원회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라구람 라잔 인도 중앙은행 총재와 공동으로 신흥국의 통화정책과 경제성장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 다. 지은 책으로 《달러 트랩》 《통화 획득: 위안화의 부상 Gaining Currency: The Rise of the Renminbi》 등이 있다.

핀테크

핀테크 혁명은 그동안 금융시장과 금융기관의 모든 측면을 바꾼다는 점에서 위력적이었다. 또한 경제적 약자에게 금융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금융 민주화의 여지를 주기도 했다. 이 혁명은 비용은 낮고 효율은 높은 금융 중개를 약속했고 그렇게 확장되었다. 제한적이나마 빈곤층과 부유층, 도시와 농촌, 문맹자와 반문맹자 사이에 평등한 경쟁의 장을 만든다는 약속을 하기 도 했다.

 

그래서 핀테크는 주로 개발도상국, 그리고 특히 중산층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간 소득 국가에서 빠르게 일어났다. 그러나 왜 핀테크가 그런 지역에서 더 열광적이었는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기존 기술을 점진적으로 키워나갈 필요 없이 새로운 기술을 채택함으로써 선진국을 뛰어넘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중국과 인도 같은 국가의 경우 시장 규모가 크기 때문에 수수료가 작더라도 서비스의 확대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세 번째, 시장 환경이 선진국과는 다르기 때문에 강력한 기존 기업이 없을 수 있고, 이는 새로운 시작을 하기에 적당한 환경이 되었다.

 

네 번째, 이것은 개발도상국의 정부 관리와 규제 당국의 입장으로, 핀테크는 위험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대한 인구에게 금융 서비스를 쉽게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이를 수용할 수 있었다. 지난 몇 년 동안 상업은행과 투자은행들은 핀테크 혁명에 맞서서 많은 변화를 시도해 왔다.

 

하지만 이 혁명을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 다. 물론 상업은행과 같은 은행은 이제 핀테크 대출업계와 더 많은 경쟁에 직면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핀테크 대출업체의 괄목할 만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규모에 비해 핀테크 대출업체의 역할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또 핀테크가 여러 분야에 서 등장하면서 프라이버시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예컨대, P2P 디지털 결제 시스템인 벤모 그리고 GPS 추적 기술을 활용해 마일당 보험료를 청구하는 메트로마일이라는 회사가 있다. 이들 모두 프라이버시 공개 문제에서는 자유롭지 않다. 결국 무언가의 편의성 때문에 프라이버시라는 중요한 카드를 놓치고 있는 셈이기 때문에 지금 선진국들은 기존 사업자의 보호 그리고 개인 프라이버시 보호라는 명목 아래 핀테크를 규제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

비트코인은 2008년 10월 말 사토니 나카모토가 온라인에 게시하면서 시작되었다. 리먼브라더스가 파산을 선언하고 6주가 지나지 않은 시점으로 비트코인 출시 발표의 타이밍은 그보다 좋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비트코인 창시자가 제시한 목표에 비추어 볼 때 근본적으로 미흡하다는 측면들이 제기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잠재력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했고 그 결함들을 해결하겠다는 또 다른 암호화폐들이 생겨났지만 그들은 대부분 비트코인의 매력적인 기능 중 하나 또는 일부를 잃어버리는 대가를 치러야 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아직까지도 수많은 알트코인 중에서도 가장 높은 가치를 갖고 있다.

 

비트코인의 약점을 살펴보자. 첫 번째, 불안정한 가치가 있다. 비트코인의 가치 변동성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같다. 그렇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교환수단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두 번째, 형편없는 교환수단이다.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블록은 평균 2메가바이트의 정보를 담을 수 있는데 최근 블록 크기는 이미 1메가바이트가 되었다.

 

결국 많은 사용자가 몰리면서 더 거래가 힘들어지 는 상황이 되고 있다. 세 번째, 해킹 및 이중 지불에 대한 취약성이 있다. 이미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한 해킹이 취약하다는 점이 지적 되고 있고 이는 기술적 취약성이라고 볼 수 있다. 네 번째, 온전한 익명성이라는 허상이 있다. 비트코인 거래는 공개적이고 추적 가능하다고 확인되고 있고 정보를 조합하면 비트코인 거래 당사자의 실제 신원도 알 수 있다.

 

다섯 번째, 환경에 해를 끼치는 채굴 과정에서의 문제가 있다. 비트코인 채굴 비용은 연간 40억 달러로 추정되고 있으며 실제로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전력 소비량은 전 세계 150개국의 연간 전력 소비량보다 많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서 살펴보자. 비트코인에 대해 들어본 대다수의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은 일시적인 흥미와 기술에 대한 당혹감 그리고 비트코인으로 부를 축적한 사람들에 대한 부러움이 혼재된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비트코인의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은 중앙은행 화폐, 국경 간 결제, 증권 거래, 그 밖에 각종 금융 및 비금융 거래와 관련된 많은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비트코인 자체의 지속 여부와 관계없이 비트코인의 유산은 계속 지속될 것이다.

 

암호화폐

비트코인의 단점이 알려지면서 수많은 종류의 암호화폐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 스테이블코인은 나름대로 위력적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페이스북이 만든 리브라가 있다. 리브라는 2019년 6월에 발표되기는 했으나 2020년 12월에 디엠으로 변경했다.

 

리브라가 호응을 얻을 경우 페이스북의 국제적 네트워크를 고려했을 때 위협적이었던 것은 맞다. 그리고 스테이블코인이 아니라 준비금에서 분리되고 페이스북이 규제받지 않는 화폐 발행자가 된다면 국가의 통화정책 그리고 국가 간 금융 흐름에 영향을 어떤 식으로든 미치게 된다는 점에 우려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나라마다 다르지만 어느 정도 규제를 하는 입장이 대세이다. 첫 번째, 많은 나라가 암호화폐의 거래나 사용은 제한하지 않지만 암호화폐와 이와 관련된 금융상품을 규제할 수 있는 틀을 만들고 있다. 특히 미국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를 세법은 물론이고 자금세탁방지 및 테러자금조달방지 규정의 적용을 받는 금융자산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캐나다와 일본 도 암호화폐의 거래 및 사용에 관한 명시적인 법률을 두고 있다.

 

두 번째, 많은 나라가 암호화폐의 사용을 제한하거나 전면 금지하 고 있다. 중국은 2017년 투기성 자본 유출을 제한하기 위해 국내 비트코인 거래소를 금지했고 이후 암호화폐 거래소 접근을 차단했다. 그리고 중국은 ICO를 금지했고, 개인과 기관의 ICO 참여도 금지한 상태다.

 

세 번째, 대다수 나라가 채택하는 방식은 소극적 관용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암호화폐를 금지하지는 않지만 금융기관에서 사용하는 것을 막고 대개 결제 수단으로서 암호화폐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지 않고 있다. 암호화폐가 말하는 탈중앙화도 불투명하다. 디파이는 분명 금융의 한계를 넘어서서 금융을 민주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이런 빛나는 미래가 당장 실현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디파이 프로토콜은 이미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다루고 있지만 디파이 운영이 전통 금융기관과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확장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여기에는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그 중 일부는 재난이 닥치기 전까지는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디파이는 투명할 수는 있어도 왜곡된 규범이나 구성원들의 기대에도 영향을 받지 않을 만큼 구조적으로 건전하지는 않다.

 

CBDC

먼저 장점을 살펴보자. 첫 번째, CBDC는 현금보다 거래 효율이 뛰어나기 때문에 저렴하고 빠른 결제를 가능하게 한다. 두 번째, 민간 부문의 결제 시스템에 대한 후방 방어벽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위기가 발생했을 때 결제 인프라의 붕괴를 막을 수 있다. 세 번째, 저소득 가구를 비롯해 인구 밀집도가 낮은 지역에서도 디지털 결제가 가능하고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네 번째, 통화정책을 쉽게 할 수 있는데, 특히 중앙은행 자금의 헬리콥터 드롭을 더 쉽게 할 수 있다. 다섯 번째, 탈세를 줄이고 정부의 세수를 늘릴 수 있다. 여섯 번째, CBDC의 추적 가능성은 자금세탁이나 테러 자금 조달과 같은 불법적인 목적으로 CBDC가 사용되는 것을 어렵게 할 수 있다.

 

일곱 번째, CBDC는 현금보다 높은 세뇨리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즉 현금을 찍어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CBDC에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먼저 디지털 혹은 웹 기반의 모든 것이 해킹을 포함한 기술적 공격에 매우 취약하다는 측면이 있다. 이는 CBDC에 대한 신뢰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CBDC의 구조에 따라 정부가 결제 및 금융 서비스 제공에서 민간 부문과 직접 경쟁할 수 있다. 이는 민간 부문의 혁신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동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모든 사람들과 기업이 CBDC 지갑을 갖게 될 때 위기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모든 사람들이 돈을 빼내면서 은행 시스템의 붕괴가 될 수 있다는 측면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현금의 종말을 후회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가정이 나오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수용할 때는 다른 비용도 따르게 된다. CBDC가 불러올 결과 중 하나는 상업 거래에서 프라이버시가 완전히 사라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즉 CBDC의 출현은 복잡한 법적 사회적 문제를 만들어 낸다는 데 있다. 여기에서 바로 균형의 문제가 나온다. 효율성을 우선시할 것인가, 아니면 개인의 자유를 더 중요하게 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따라서 이를 결정하는 것은 정부의 중요한 결정이 될 것으로 보이고 조만간 CBDC를 발행 할 나라들은 프라이버시의 손실이라는 문제에 대해 제대로 된 사회적 합의를 해야 할 것이다.

 

국제통화 시스템

현재 글로벌 기관들을 거치는 자금 이체는 이른바 SWIFT를 통해 중개되고 있다. SWIFT는 1973년에 설립되었고 지금까지 널리 인정받고 신뢰받았다. 하지만 지속가능하지 않을 가능성이 클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다.

 

왜냐하면 SWIFT에는 정치적 문제 그리고 기술적 문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정치적인 문제는 미국 중심의 패권 질서라는 문제가 있고 기술적으로는 여러 노드를 통해 결제를 전달하기 때문에 거래 처리의 속도가 느리다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이미 싱가포르, 홍콩, 태국의 중앙은행도 SWIFT와 독립적으로 국경 간 거래를 처리하는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탐구하고 있다.

 

SWIFT의 대안으로 등장하고 있는 시스템도 있다. 먼저 중국의 ‘국제은행간 결제 시스템’이 있다. 줄여서 CIPS라고 부르고 있는데, 2021년 5월까지 전 세계 약 100개국에서 1,200개의 기관이 참여하기도 했다. 그리고 전통적인 미국의 우방들조차도 국제결제 구조에 대한 미국의 통제력에 불만을 품고 있고 독일, 프랑스, 영국을 중심으로 무역교환지원기구, 이른바 INSTEX가 만들어졌다.

 

사실 INSTEX는 유럽과 이란 기업이 서로 물물교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 것으로 미국이 이란을 제재할 당시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달러 패권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암호화폐가 교환수단과 가치저장 역할로 주목을 받아왔고 결국 세계 준비통화의 판도가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암호화폐의 확산이 주요 준비통화, 특히 미국 달러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뒷받침이 없는 암호화폐는 신뢰할 수 있는 교환수단이나 안정적인 가치의 원천으로 여겨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페이스북이 만든 스테이블코인은 결제 수단으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지만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적 가치가 명목화폐 에 뒷받침되는 한 그들이 독립적인 가치저장 수단이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한줄평

"화폐란 사회적 합의에 의한 신뢰를 상징하는 표현물로

공신력 있으면서 사회 구성원 모두가 믿을 수 있는 기관에서 엄격한 감독 하에

제작 및 유통이 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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