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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권

하루 한 권_일론 머스크[월터 아이작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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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의 유일한 공식 전기를 쓴 저자 월터 아이작슨이 집필한 2023년도 최고의 화제작 『일론 머스크』가 21세기북스에서 출간됐다. ‘일론 머스크’ 하면 여러분은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세계 1위 부자, 미래 산업의 선두주자, 괴짜, 몽상가, 사기꾼, 천재, 영웅, 혁신가, 허풍쟁이, 냉혈한, 관종…. 한 사람이 이렇게 극과 극의 별명으로 불리는 경우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일론 머스크를 향한 대중과 언론의 평가는 극단적으로 갈린다.

 

누군가는 그를 이 시대 최고의 혁신가이자 인류를 구할 영웅이라며 존경을 표하는 반면, 누군가는 그를 충동적인 트윗과 말실수로 하룻밤에도 수조 원의 자산 가치를 날려버리는 문제적 기업가라며 비난한다. 도전하는 사업마다 놀라운 혁신으로 업계의 판도를 뒤집는 기업가지만, 그 이면에는 공감 능력 제로의 독재자라는 불명예스러운 평가도 존재한다. 하지만 그는 쿨하게 인정한다. 자신이 정상적인 사람은 아니라는 걸.

 

이 공식 전기의 집필을 위해 일론 머스크를 2년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고, 주변인들을 인터뷰하며 다양한 측면으로 그를 분석한 아이작슨은 대중이 그에 대해 알고 있는 건 피상적인 면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 ‘악마 모드와 열정을 빼놓고는 일론 머스크를 논할 수 없는’ 건 사실이지만, 그가 그렇게 된 데에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처럼 정서적으로 큰 상처를 받아 감정을 차단하게 된 어린 시절의 영향이 있었다.

 

또한 그런 냉정한 성향이 한편으로는 장점으로 발휘되어 극도의 리스크를 즐기며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하는 일들 을 벌여나갈 수 있었던 거라고도 말한다. 꽤 오랜 시간 일론 머스크와 깊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그에 대한 깊은 이해력을 갖게 되 었다고 말하는 아이작슨은 “과연 그가 괴팍하지 않았다면 우리를 전기차의 미래로, 그리고 화성으로 인도하는 사람이 될 수 있었을 까?”라며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이 책에 담긴 일론 머스크의 솔직한 인터뷰를 통해 불가능에 도전하면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모험가로서의 면모뿐만 아니라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놀랍도록 사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이 책을 읽지 않고서는 인간 일 론 머스크뿐만 아니라 테슬라도, 스페이스X도, 인공지능도, 화성 탐사 계획도, 그리고 앞으로 그가 우리 눈앞에 가져올 미래에 대해서도 감히 안다고 말해선 안 된다.


작가소개 월터 아이작슨

세계적인 전기 전문 작가. 1952년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태어나 하버드 대학교에서 역사와 문학을 공부했다. 워싱턴 D.C. 소재 초당파적 교육 및 정책 연구 기관인 애스펀 연구소 대표, CNN 회장, <타임> 편집장 등을 역임했다. <타임>이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영 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었으며 현재 툴레인대학교 역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스티브 잡스》, 《이노베이터》, 《아인슈타인 삶과 우주》, 《벤저민 프랭클린 인생의 발견》 등이 있으며, 《코드 브레이커》는 그의 첫 번째 여성 전기다.

스페이스X

머스크가 스페이스X를 설립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은 러시아를 방문해 로켓 제조 비용을 들었을 때다. 이때 머스크는 이른바 바보 지수(Idiot index)를 만든다. 부품의 총비용에 대한 원자재 비용의 비율을 계산해 뽑는 지수이다. 바보 지수가 높은 부품은 설계가 너무 복잡하거나 제조공정이 너무 비효율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머스크의 표현을 빌리자면 “바보 지수가 높으면 당신이 멍청하다는 뜻”이라고 한다. 즉 제품의 바보 지수가 높으면 보다 효율적인 제조 기술을 고안할 수 있고 그렇게 하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머스크가 볼 때 로켓은 바보 지수가 극도로 높았다. 로켓에 들어가는 탄소섬유와 금속, 연료 및 기타 재료의 원가를 계산했는데, 기존의 방법을 사용한 완제품의 제작비용은 머스크가 계산한 원가보다 최소 50배 이상 비쌌다.

 

즉 머스크가 만들면 로켓 비용을 50 배나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머스크는 이 바보 지수를 파악하고 나서 자신의 로켓 회사를 창업하기로 결심했다. 회사명은 최초에 스페이스 익스플로레이션 테크놀로지스라고 정했다가 기억하기 쉬운 명칭으로 바꾸게 된다. 그 명칭이 바로 ‘스페이스X’다.

 

테슬라

테슬라가 첫 번째 자동차로 로드스터를 제작할 때는 대부분의 부품들을 외부에서 만든 부품을 공급받아 제작했다. 예컨대, 배터리는 아시아에서, 차체는 영국에서, 구동렬은 AC프로펄션에서, 변속기는 디트로이트나 독일에서 공급받는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이렇게 하는 방법은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하는 방식이다. 사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이 방식을 선호했고, 때문에 지적자산 보유율은 1970년대에는 90%에서 2010년에는 50%까지 떨어지게 된 것이다.

 

테슬라도 처음에는 이 방식을 선택했었다. 기존의 자동차 제조방식에서 지금 테슬라의 제조방식으로 바꾼 것은 머스크가 한 것이다. 테슬라는 수백 개의 회사에서 부품을 공급받는 대신 핵심부품을 모두 생산한다는 방식을 선택했다. 테슬라는 수직 통합 방식으로 품질과 비용, 공급망 등 자사의 모든 운명을 스스로 통제하는 길을 택했다. 물론 좋은 자동차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배터리에서 차체까지 자동차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제조공정과 공장을 확립하는 것이라고 봤고, 스페이스X에서 로켓을 만들 때 했던 방식 그대로를 테슬라에 적용했다.

 

인공지능

머스크가 인공지능 사업을 시작하는 데 동기를 부여한 것은 바로 딥마인드 CEO데미스 허사비스라고 할 수 있다. 허사비스와 머스크가 대화를 나눈 것은 머스크가 인공지능에 투자하는 아주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허사비스는 인공지능의 잠재적 위협을 이야기했고, 인간을 폐기처분할 수도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인공 지능의 위협에 대해 이야기했다. 머스크는 허사비스의 판단이 옳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딥마인드가 하는 일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방편으로 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그 후로 머스크는 인간이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않으면 인공지능 시스템이 인간을 대체하고 인간을 무의미하게 만들거나 심지어 멸종시킬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2013년 구글이 딥마인드를 인수할 계획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경악하기 시작했고 그 뒤로부터는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공개적으로 경고하기 시작했다.

 

그때는 이미 아마존의 알렉사가 발표되고 구글의 인공지능도 비슷한 제품들을 내놓기 시작한 시점 이다. 이때 머스크는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설명하고 규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머스크가 오픈AI를 공동 설립하기로 한 것은 같은 맥락에서 시작한 것이다. 즉 인공지능 분야에서 점점 확대되는 구글의 지배력에 대항하기 위해 오픈AI를 만들었다.

 

그리고 머스크는 이때부터 AI 정렬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사실 이 개념은 2023년 오픈AI가 챗GPT라는 챗봇을 출시한 후에 뜨거운 화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AI 정렬이라는 개념은 AI 시스템을 설계자의 의도나 관심사에 맞게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을 의미한다. 즉 인간의 목표와 가치에 부합하도록 정렬하는 것을 말한다.

 

인공지능은 제멋대로 목표와 의도를 발전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의지의 연장선이 되어야 한다는 취지다. 그리고 이는 다시 새로운 회사를 창업하는 계기가 되었고, 인간의 뇌를 컴퓨터에 직접 연결할 수 있는 칩을 개발하기 위한 새로운 회사를 만들었다. 그 회사가 바로 뉴럴링크다. 오픈AI와 관련해서는 남은 이야기가 더 있다. 머스크는 오픈AI를 테슬라에 통합시켜야 한다고 주장했고, 실제 그렇게 하려고 했다.

 

하지만 오픈AI팀은 이를 거부했고, 오히려 영리 부서를 신설하면서 주식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여기에 투자한 기업이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였다. 결국 머스크는 인공지능이라는 도구가 구글 혹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손에 들어가 면 안 된다고 판단했고, 그런 이유로 ‘X.AI’를 만든 것이다.

 

추가로 이 사실에서 파악할 수 있는, 머스크가 생각하고 있는 테슬라의 목표가 보인다. 머스크는 테슬라를 AI 회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머지않아 다른 AI기업들과 테슬라는 경쟁하게 되리라 예측하고 있다.

 

뉴럴링크

디지털 시대의 가장 중요한 기술적 도약의 일부로 인간-컴퓨터 인터페이스 즉 인간과 기계가 서로 소통하는 방식의 발전과 관련한 사건이 있다. 20세기 중반 모니터로 비행기를 추적하는 방공 시스템을 연구하던 심리학자 J. C. R. 리클라이더는 후세대에 큰 영향을 미칠 논문을 발표하게 된다.

 

바로 <인간과 컴퓨터의 공생>이라는 논문이다. 그는 이 논문에서 머지않아 인간의 두뇌와 컴퓨팅 기계가 매우 긴밀하게 결합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그로부터 많은 시간이 흘렀다. 머스크는 궁극적으로 인간-기계 인터페이스는 컴퓨터를 뇌에 직접 연결하는 장치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예컨대, 뇌 신호를 컴퓨터로 보내고 다시 신호를 받을 수 있는 뇌 내부의 칩과 같은 장치를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사람과 컴퓨터 간에 정보 교류가 100만 배 더 빨리 이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런 이유로 2016년 뇌에 작은 칩을 이식하여 인간이 컴퓨 터와 마인드 융합을 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었고, 그 회사 이름이 바로 ‘뉴럴링크’다. 이 회사의 이름은 이언 뱅크스의 우주여행 소설 <컬처>에서 영향을 받았다. 그 소설에는 사람에게 이식되어 모든 생각을 컴퓨터에 연결할 수 있는 ‘뉴럴 레이스’(neural lace)라는 용어가 등 장한다.

 

스타링크

이제 스타링크에 대한 이야기다. 수 많은 매체에서 머스크가 왜 스타링크 사업을 하는지에 대해 여러 가지 이론을 내놨었는데, 이 책에 간 단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가 있다. 머스크는 자신을 화성 식민지 개척자라고 불렀고, 스페이스X에서는 매주 엔진과 로켓 설계에 관한 기술 회의를 열었다. 그런데 그는 ‘화성 식민 개척자’라는 회의를 하나 더 신설했고, 여기에서는 화성 식민지가 어떤 모습일지, 운영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등을 두고 회의하고 있다.

 

화성 진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이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서 머스크가 개발한 사업이 바로 ‘스타링크’다. 유료 가입 고객에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망 사업이다. 전 세계 인터넷 매출은 연간 약 1조 달러에 달한다. 여기에서 3%만 매출을 가져온다고 가정하면 300억 달러인데, 이는 NASA의 연간 예산보다 많은 금액이다.

 

즉 화성 탐사를 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데 그것을 스타링크 사업으로 채우겠다는 것이다. 그래서는 그는 2015년 1월 스페이스X의 새로운 사업 부문인 스타링크를 신설한다고 발표했고, 지구 상공 3만 5,400킬로미터에 위치한 궤도를 도는 지구 동주기 정지위성에 의존하는 저궤도에 위성을 올리고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했다. 머스크가 추진하고 있는 스타링크 사업에는 총 4만 개의 위성이 필요하다는 계산을 했고 지금도 계속 위성을 그 궤도에 올리는 중이다.

 

머스크가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은 이렇게 하나의 사업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원대한 목표를 두고 그 목표를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만들 수 있는 사업을 연결하는 방식을 선택한다. 예컨대, 스페이스X의 화성 탐사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방편으로 스타링크 위성을 개발했고, 마찬가지로 뉴럴링크의 뇌 칩으로 루게릭병과 같은 신경학적 문제를 겪는 사람들이 컴퓨터와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 계획도 마련했다.

 

즉 뉴럴링크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상업적 용도를 마련하기만 하면 20 년 혹은 30년 안에 인간 세계를 디지털 세계와 연결하는 방식을 찾아낼 수 있고, 그렇게 하면 사악한 AI로부터 우리를 보호할 수 있다는 궁극적인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트위터 인수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유는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 민주주의가 살아남으려면 트위터의 각성주의 문화를 몰아내고 편견을 뿌리 뽑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봤다. 즉 트위터는 모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그것이 놀이공원처럼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트위터에서는 그야말로 다양한 의견들이 공존하기 때문에 그 자체 로 재미있었다고 느꼈다. 세 번째, 개인적인 심리적 갈망이 있기 때문이다. 트위터는 머스크에게 최고의 놀이터였기 때문이다. 그는 어릴 적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해서 구타와 괴롭힘을 당했는데, 이제 그는 그런 놀이터를 소유하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트위터랜드(Twitterland)와 머스크버스(Muskverse) 사이에는 엄청난 갭이 존재했다. 트위터는 친절과 상냥함을 미덕으로 여기는 친근한 일터라는 자부심이 있었다. 누구나 이곳에서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머스크랜드에서는 그 반대의 상황이다. 머스크는 기본적으로 일은 ‘하드코어’라고 생각하고 있고, 불편함은 좋은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이다. 휴가, 꽃향기, 워라밸, 정신적 휴식, 그리고 안전감은 그의 것이 아니다.

 

결국 머스크는 트위터 개발자 2500명 중 90% 이상을 해고해 버렸다. 이유는 간단 했다. 테슬라에서 오토파일럿을 개발하는 엔지니어가 150명인데, 트위터의 엔진이 오토파일럿보다 어렵냐는 것이다. 결국 머스크는 트위터 개발자의 숫자를 테슬라 오토파일럿 개발자 150명이라는 숫자에 맞추고 말았다.

한줄평

"화성 정착촌을 목표로 하는 일론머스크, 2029년 정말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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