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시작이 된 ‘뉴스는 당신에게 해롭다’는 글은 가디언에서 가장 많은 조회 수와 댓글을 기록했다. 뉴스의 폐해와 오늘날 저널리즘의 실패를 지적하고, 현대인의 과도한 뉴스 중독을 꼬집으며 뉴스 소비를 줄일 것을 권하는 글이 역설적이게도 가장 높은 호응 을 얻은 것이다.
저자 롤프 도벨리가 지적한 것처럼 우리는 뉴스로 둘러싸인 하루를 살고 있고, 이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점차 심화 되고 있다. 이 책은 정보 과잉의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필요한 뉴스 소비법을 제안한다.
저널리즘의 실패와 뉴스 중독이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력을 깨닫고 뉴스 다이어트를 시작하게 된 저자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 책은 오늘날 저널리즘의 현실을 돌아보고, 건강하게 뉴스를 소비하는 법을 알려주는 훌륭한 가이드가 될 것이다.
작가소개 롤프 도밸리
1966년 루체른에서 태어나 철학과 경영학을 공부한 뒤 스위스항공 기업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다. 과학·철학·예술·경제 분야의 대표 적인 지식인들로 구성된 단체 취리히마인즈(ZURICH.MINDS)를 설립하여 강연과 토론 등을 통해 지식을 교류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식인이자 독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강연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오스트레일리아, 홍콩, 영국, 미국 등을 오가며 살았다. 지은 책으로는 『스마트한 생각들』 『스마트한 선택들』 『불행 피하기 기술』 등이 있으며, 『스마트한 생각들』은 출 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현재 가족과 함께 루체른에 살고 있다.
우리는 뉴스로 둘러싸인 하루를 살고 있고 많은 이들이 뉴스 중독을 앓고 있다. TV나 신문과 같은 올드 미디어뿐만 아니라 실시간 검색어와 SNS 피드, 이메일 구독 서비스 등 뉴스의 형태는 더욱 다양해졌다.
미국의 여론 조사 기관인 퓨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하루 평균 뉴스 소비 시간은 약 60분에서 96분 사이, 하루 평균 습득하는 뉴스의 개수는 60개 정도로 밝혀졌다. 우리는 절대적으로 너무나 많은 시간을 뉴스를 소비하는 데 쓰고 있다.
저자는 현대인의 과도한 뉴스 소비를 진단하면서 기본 기능을 상실한 언론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언론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한 자극적인 이슈를 ‘중대한’ 소식으로 치환해 팔아왔고, 선정적인 이슈 취재에 집중 해왔다.” 우리가 뉴스에 쏟는 시간에 비해, 뉴스를 통해 얻는 정보가 삶에 어떤 영향도 끼치지 못하는 이유다.
이런 시대에 현대인에게 필요한 건 뉴스 다이어트라고 저자는 말한다. 뉴스를 소비하면서 뇌구조는 어떻게 변할까. “읽기 능력과 집중력이 사라진다.” “우리는 왜 이토록 쉽게 디지털 뉴스에 빠져드는 것일까?”
이 책에서 저자는 이 흐름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 전망한다. 언론사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사진과 영상의 알고리즘을 정확히 알고 있다. 웹서핑을 할 때마다 온갖 뉴스가 우리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리고 이로 인해 겪게 되는 부작용은 집중력의 저하와 뇌회로의 변화다.
매체 소비에 대한 연구 결과, 다양한 매체를 동시에 소비할수록 전측 대사피질의 뇌세포가 줄어드는 현상이 관찰됐다. 전측 대상피질은 주의 집중, 충동을 주관하는 영역으로, 실제 뉴스 중독자들은 집중력 감소가 더 빈번히 관찰됐다. 더 많은 뉴스를 소비할수록 두뇌의 신경 회로는 정보를 대충 훑어보며 멀티태스킹에 능한 쪽으로 단련되는 반면 깊이 읽는 읽기 능력과 심오한 사고에 필요한 회로는 위축되는 것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허버트 사이먼은 이미 이 문제에 대해 경고했다. “정보가 무엇을 소비하는지는 명백하다. 정보는 수신자의 주의를 소비 하고, 정보의 풍요는 주의의 빈곤을 낳는다.” 장문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우리의 읽기 능력은 점점 퇴화되고 있다. 저자는 정보 과잉의 사회에서 뉴스 소비를 의식적으로 줄이지 않는다면, 이 변화는 피할 수 없이 가속될 수밖에 없음을 경고하고 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뉴스의 양은 현저히 늘어났지만 뉴스의 질은 급격히 떨어졌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로 속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고, 탐사 저널리즘이 설 자리는 줄어들었다. 매체의 뒤에는 거대한 PR 산업이 도사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한 명의 기자 당 네 명 이상의 홍보 전문가가 붙고, 전 세계적으로 PR산업은 매년 150억에서 30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밝혀졌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매체와 언론은 이 거대기업과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책에 의하면 뉴스는 약 350년 전에 시작되었다. 1650년 라이프치히에서 일간신문 <아인콤멘데 차이퉁>이 나온 것이 가장 처음이고, 그 뒤 수십 년 만에 수백 개에 달하는 일간지가 유럽 전역에 생겨났다.
그때부터 세상의 모든 소식은 이른바 장사의 수단이 되 었다. 발행인들은 독자의 흥미와 관심을 끌어야 했고, 그래서 모든 것을 보도할 가치가 있다고 불렀다. 세월이 흘러 이제 문제는 바로 뉴스 중독이다. 지난 20년 동안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로 뉴스 중독은 광적인 수준이 되었다.
왜냐하면 우리가 실시간으로 뉴스를 찾고 있기 때문이고, 또 뉴스로부터 도망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뉴스를 끊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깊이 없는 뉴스를 중독자처럼 먹어치운 부작용은 설탕, 술, 패스트푸드, 담배의 부작용과 유사하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뉴스는 실제 알코올보다 위험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술을 마시는 사람이 넘어야 하는 장애물이 훨씬 더 높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시도때도 없이 전달되는 뉴스는 우리의 집중력을 빼앗고, 분노를 일으키게 하거나 우울 하게 만들기도 하는 것이 바로 뉴스라는 이야기다. 평균적으로 여러분은 하루에 약 60개의 뉴스를 소화했을 것이다. 그러면 여러분은 지난 1년 동안 2만 개에 달하는 짧은 뉴스를 접 했다는 계산이 된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 뉴스들은 여러분들의 인생을 좌우할 만큼 중요했던가? 아니다. 대부분 뉴스는 여러분의 인생과 무관하고, 사소한 것들이다. 뉴스는 우리에게 흥미와 이야깃거리를 제공한다는 것은 맞다. 그러나, 거기까지입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물론 여러분들은 세계 소식이 자신의 삶과 밀접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것은 거대한 착각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뉴스는 여러분들과 관련이 없다. 그래서 뉴스는 당장 끊어야 한다. 왜 뉴스를 끊어야 하는가?
첫 번째, 뉴스는 실패했다. 뉴스는 본질적인 기능을 하지 못한다. 물론 뉴스를 소비하면서 여러분들은 세상을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환상이고, 이 환상은 자기 과신으로 이어진다.
왜냐하면 뉴스는 자극적인 이슈를 팔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집중력과 시간을 빼앗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면 우리는 나와는 관계없는 사건과 뉴스에 집중하게 된다. 그리고 애초부터 뉴스 생산자와 소비자는 동일한 오류에 빠지게 된다. 즉 자신들은 세상을 제대로 전달하고 있고, 우리는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뉴스는 대부분 짧은 기사로 되어 있기 때문에 선정적인 헤드라인을 달 수 밖에 없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더 많은 광고를 유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후 확신 편향(hindsight bias)라는 것이 있다. 지금 와서 돌아보면 명확한 것들이 있는데, 사건의 결과를 알고 난 뒤에, 처음부터 그 사건을 예상했다고 착각하는 심리 상태를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는 현실에서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뉴스 소비는 이런 논리적 오류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뉴스라는 것은 하나의 이야기를 짧은 길이로 축약해 전달해야 하는데, 이 조건을 채우려면 조악한 단순화 과정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뉴스는 무엇이든 가능한 단순하고 빠르게 이해하고 기억하려는 인간의 욕망에 부합한다. 때문에 우리는 뉴스를 더 찾게되고, 더 찾게되면 다시 논리적인 오류에. 빠지게 된다. 결국에 뉴스에 중독 되다보면 무엇이든 단순화해서 설명하려고 하지만, 실제 그것은 제대로 세상을 이해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뉴스에서는 제대로 된 저널리즘이 작동하지 않는다. 언론인들은 훌륭하지만,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제대로된 탐사보도를 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또 수많은 뉴스들은 우리와 무관하다는 측면도 있 다. 실제로 뉴스 소비는 내 삶을 위한 나은 결정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이것을 스타전의 법칙(Sturgeon’s law)이라고 한다. 쉽게 설명 하면 세상에 발표되는 모든 것의 90%가 아무 쓸모없는 쓰레기라는 이야기다. 여기에서 뉴스도 예외는 아니다. 마지막으로 세계시민이라는 환상도 있다. 언제부터인가 위아더월드라 는 개념이 우리 머릿속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전 지구적 연대감이라는 말은 거대한 자기기만이다. 뉴스 소비는 우리를 다른 문화와 하나로 묶어주지도 않고, 그것은 뉴스 소비로 가능한 것도 아니다.
두 번째, 뉴스 중독은 위험하다 뉴스를 보다보면 그 시간을 모았을 때 1년의 한달이라는 시간이 나온다고 한다. 바로 시간 낭비이고, 이것은 또 집중력의 저하로 이어지기도 한다.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조사 결과를 보면, 성인은 하루에 58분에서 96분 정도를 뉴스 소비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뉴스 소비 시간을 더 길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뉴스를 보다보면 두뇌의 신경 회로가 변하기 때문에 장문의 기사나 책을 제대로 읽을 수 없는 것으로 증명되었다. 게다가 뉴스들 중에는 우리가 바꿀 수 있는 현실이란 거의 없다.
따라서 학습된 무기력이 늘어나기도 한다. 부정 편향과 스트레스라는 측면에서 이야기를 이어가보자. 인간은 원래 부정편향에 치우쳐저 있다. 그런데 뉴스는 우리의 심리를 흔들고 자극적인 기사로 채운다. 쉽게 설명하면, 우리는 나 자신도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 이른다. 이는 지난 10년 뉴스 소비가 늘어나면서 성인의 절반이 스트레스 증상에 빠진 것과 무관하지 않음을 증명한다.
물론 뉴스를 보면서도 우리는 이성적인 자세로 그 모든 것을 물리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인간에는 그런 능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걱정과 불안이 늘 어나고 심지어 불면증, 공격적 행동, 극심한 감정 기복, 더 나아가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걱정되신다면, 오늘 당장 뉴스를 끊어야 한다.
그리고 비즈니스맨들에게 더 중요한 이유, 뉴스를 끊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바로 뛰어난 전문가 중 뉴스 중독자는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창의적인 사람들 가운데에도 뉴스 중독자를 본 적이 없다고 한다. 전문가 그리고 창의적인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머릿속에 널찍한 공간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그 공간을 자유롭게 떠돌아다니며 기발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이를 실천하는 데 집중한다. 하지만 창의성과 무관한 사람들은 엄청난 뉴스를 소비하고, 머릿속을 그 뉴스로 꽉 채운다. 뉴스는 사고할 시간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뉴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지난 10년간 지난 10년간 여러분들에게 의미있고 중요했던 뉴스 보도를 적어보시기 바란다. 과연 그 리스트에는 몇 개의 뉴스가 등장할까. 지난 10년 동안 머릿속에 구겨넣은 20만 개의 뉴스 보도 중에 몇 가지를 기억하고 있는가?
그러면 이제는 반대로 지난 10년 간 여러분들에게 중요했던 사건을 몇 가지만 적어보자. 회사에 입사를 하고, 결혼을 하고, 승진을 하고, 뭐 그런 개인적으로 중요한 일들 말이다. 짐작하겠지만, 문제는 여러분들의 삶이 뉴스와는 별로 상관이 없다. 뉴스가 만들어진 세계와 여러분들의 삶은 다른 것이라는 뜻이다.
앞으로의 뉴스는 어떤 방향으로든 진화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는 네 가지 경향이 있다. 우선 뉴스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구상에 인구가 늘어나면서 뉴스가 더 줄어든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뉴스는 언제 어디서나 우리 곁에 있을 것이다. 실제로 가는 곳마다 뉴스를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뉴스는 강력한 알고리즘을 탑재하면서 우리에게 맞는 뉴스를 전달해줄 가능성이 크다.
이 알고리즘은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을 아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뉴스는 진실과 더 멀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여전히 가짜뉴스는 남발하고 있다. 바로 광고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기사 를 작성한 게 사람인지 인공지능인지도 분간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시간이 아직 남아있을 때, 우리가 이성으로 통제할 수 있을 때 발을 빼야한다. 바로 뉴스를 끊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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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해보지 않으면 달라질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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