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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권

하루 한 권_인지심리학[존 폴 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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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심리학: 뇌의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심장팍 학문!

입력과 생각, 반응의 엉망진창! 인지심리학이 그 작동 방식을 해부한다.

외부의 정보가 뇌를 들끓게 하고, 어떤 생각과 반응을 끌어내는지, 정말 푸는 수수께끼 같은 뇌와 마음의 작동 방식을 살펴보자.

연구 결과와 통찰로 뒷받침된 인지심리학의 흥미로운 세계로 빠져들어보자. 우리는 왜 어떤 기억은 남고, 어떤 기억은 잊혀지는지 알고 싶지 않은가?

지루하지 않고 확실한 답을 찾기 위한 여정, 인지심리학의 매혹적인 세계로 함께 떠나보자!"

작가소개 존 폴 민다(John Paul Minda)

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인지심리학과 생각에 관한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체계적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업으로 호평을 얻어 우수교육상을 수상했다. 뇌와 마음 연구소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연구실(The Minda Lab)을 이끌며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범주와 개념으로 조직하는 방법과 개념적 구조가 인간의 사고에 미치는 영향에 중점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 30년 넘게 마음과 뇌를 연구해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심리학에서 뻗어나간 학문이 AI 시대에 가장 주목받는 학문이 되기까지, 인지심리학의 발전 과정을 집대성한다. 먼저 구체적으로 인지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외부의 정보가 어떻게 입력되고 어떤 생각과 반응을 이끌어 내는지 우리 뇌와 마음의 작동 방식을 전문가들의 다양한 연구 결과와 통찰을 인용해 심층적으로 살펴본다. 나아가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며, 왜 어떤 일은 쉽게 기억나는데 어떤 일은 기억나지 않는지 유익하고 흥미롭게 전달한다. 저서로는 『사고의 심리학 The Psychology of Thinking』이 있다. 

 

1. 주의력

주의력은 동시에 가능할 듯한 여러 개의 사물이나 사고 중에서 하나를 마음이 명확하게 차지한다는 뜻이다. 의식의 초점 맞추기와 집중하기가 그것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하는 거의 모든 일과 거의 모든 생각에는 주의를 집중하는 역량 그리고 능력이 관여한다. 그런데 주의는 자동적일 것 같고, 여러분들이 이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쩌면 여러분들은 스스로 의식하지 못한 채로 생각의 흐름을 따라가고 있을지도 모르고, 여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해도 주의력의 방향과 위치는 여러분들의 통제하에 있지 않을 수도 있다. 주의력은 몇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 선택적 주의가 있다. 선택적 주의란 우리가 선택적으로 주의할 대상을 정하고 거기에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 즉 우리가 앞으로 처리하거나 생각하고 싶은 무언가를 선택하는 데 필요한 인지 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지속적 주의가 있다. 이것은 한 순간에서 다음 순간까지 이어지는 동일한 인지 처리 시간이다. 동일한 사고나 과제에 계속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인간의 뇌는 원래 계속 두리번 거리거나 마음이 흐트러져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세 번째, 집중적 주의가 있다. 집중적 주의는 선택적 주의와 비슷하지만 같은 것은 아니다. 또 지속적 주의와도 조금은 다르다. 정확하게는 무언가를 계속 주의하기 위한 의식적 노력에 기대는 과정이라고 정의된다.

 

네 번째, 의식과 관련해서 작업 기억이 있다. 이것은 단기기억의 일종으로, 우리에게 당면한 문제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기억이라고 할 수 있다.

 

다섯 번째, 주의 포착이 있다. 이것은 여러분이 주의를 끄는 대상을 찾으려고 주변이나 특정 장면을 살피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누군가를 찾거나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듣고 반응하는 것을 말한다. 주의력과 관련해서는 칵테일파티 현상(Cocktail Party Phenomenon)이라는 것을 봐야 한다.

 

우리는 누군가와 대화에 빠져 있는 동안에도 절반 정도는 집중하지 않을 수 있다. 대화 도중 누군가가 부르는 소리를 듣는다거나 하는 경우들이다. 칵테일파티 현상을 파악하게 된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심리학자들이 전투기 비행조 종사들을 연구하면서 밝혀진 사실이었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여러분들이 집중해서 주의를 전부 기울여 대화하는 동안에도 주의 기울이기 시스템의 나머지 부분이 주변의 정보를 살피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심리학자들은 이 현상을 신기하게 여겼는지 수십 년 동안 수많은 실험들이 이어졌다.

 

칵테일파티 현상에 대해서는 주의 병목이라는 개념이 한동안 우세했다. 정보가 뇌에 도달하기 전에 정보를 걸러서 우리가 반응한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병목 이론의 수정된 버전들이 등장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앤 트레이스먼의 이론이다.

 

이 이론에 의하면 우리는 정보를 걸러내지 않는다. 즉 걸러내지 않은 정보는 시스템 속에 일단 들어오면 그대로 작동하게 된다. 대다수의 정보는 일단 뇌와 마음으로 들어온 다음 어느 정보에 반응할지를 선택 하는 것이다. 즉 우리가 대화 중에 무언가를 듣게 되면 그것에 반응할지 말지를 우리 뇌가 결정한다는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비즈니스에 응용할 부분들이 생겨난다. 결론은 주의 용량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시끄러운 공간에서 게임을 했던 사람들은 인지 제어 능력에 한계를 느껴 빠르게 체력이 소모되었다. 이것은 주의 용량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즉 우리가 시끄러운 카페에 가서 대화를 했을 때 피곤했던 이유, 그리고 공간이 개방된 스마트 오피스 환경에서 어려운 과제를 마쳤을 때 체력이 빠르게 소모되는 이유는 다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너무 많은 주의력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반전이 있다. 그렇게 주의 용량의 한계를 느껴서 인지 능력의 한계를 겪더라도 다른 작업을 하게 되면 주의 용량의 한계를 경험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주의 용량의 한계를 겪게 되면 다시 다른 일로 전환하면서 주의력을 복구할 수 있다.

 

2. 멀티태스킹의 문제

여러분은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걸으면서 말하거나 대화를 하면서 운전하거나 비디오를 보면서 식사를 할 수도 있다. 여기까지는 2가지 행동의 지각적 및 주의적 요구 사항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가능하다. 즉 어느 정도 시점까지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 인류는 그렇게 진화해왔고, 여기까지는 그렇게 이상할 것도 없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은 멀티태스킹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2가지 대화에 주의를 기울이기 어렵고 글을 쓰려고 하면서 가사가 있는 음악을 듣는 데 주의를 기울 수가 없다. 왜냐하면 멀티태스킹에는 비용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멀티태스킹에 대한 정의를 내려본다면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한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인지심리학자들은 무언가를 동시에 하고 있기 때문에 그 무언가를 효과적으로 다루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사실 멀티태스킹은 자연스럽고 적응에 이로우며 불가피하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그걸 전부 처리할 수가 없고, 우리는 멀티태스킹을 하면서 전환을 하는데,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즉 적응에 이롭고 생존에 유리하지만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좋은 것만은 아니다.

 

몇 년 전 캐리 스톳하트라는 인지심리학자가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피실험자들에게 주의 살피기 과제를 주었는데 휴대전화를 손에 쥔 채로 화면에 번쩍 나타나는 일련의 숫자를 보는 것이었다. 이 실험은 이른바 SART(Sustained Attention Response Task), 반응에 대한 주의 지속 과제라고 부른다.

 

결론은 단지 휴대전화 알림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주의력은 떨어졌고, 과제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알림이 무작위로 오는 상태일수록 주의력은 더 떨어졌다. 더 흥미로운 실험도 있다. 휴대전화를 가까이 두는 것, 혹은 가방 안에 두는 것, 아 니면 다른 방에 두는 것에 따라 집중력에 차이가 있었다.

 

그리고 의존성이 강한 사람일수록 휴대전화에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 요컨대 멀티태스킹에는 비용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이것은 단기적으로도 그렇고 장기적으로는 더 큰 피해를 양산하게 된다. 주의 집중력은 떨어지고 생산성을 저하되고, 집중력이 분산되면서 더 많은 심리적 피해를 입게 된다. 그래서 휴대전화와의 관계는 애증 관계라고 부르기도 한다.

 

저자는 통화와 문자만 이용하는 전화는 주의가 덜 산만해진다고 했다. 그렇다고 진짜 휴대전화 때문에 산만 해지지 않도록 두 번째 휴대전화를 만들자니 그것도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3. 기억과 미래 의사 결정

먼저 기억에 대한 종류부터 살펴보자. 일화기억이라는 것이 있다. 우리는 개인적인 사건 및 우리에게 일어난 일에 관한 다양한 기억을 지니고 있다. 이것을 일화기억이라고 한다. 다음으로 의미기억이라는 것 이 있다. 정확한 날짜는 기억할 수 없지만 자신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기억을 말한다.

 

하지만 일화기억도 그렇고 의미기억도 그렇고, 기억이라는 것은 대체적으로 사실과 똑같다고 할 수는 없다. 기억은 꺼내서 말할수록 변하고 덧대어져서 기억이라는 것 자체는 분명히 가변적인 측면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기억은 도대체 무엇인가?

 

기억은 재구성된 지각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지각은 기억에 의해 향상되기 때문에, 지각 또한 재구성된 지각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기억이라는 것을 과거의 기록이라고 생각하고, 대체로 과거를 향한 것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기억은 실제로 과거에 관한 내용이 아니고 기억은 미래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지심리학으로 볼때, 기억은 현재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 그리고 미래에 무엇을 할지 알기 위해 우리가 이용하는 과거의 일이라는 것이다.

 

기억은 과거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미래를 예측하는 기능이 있다. 과거를 있는 그대로 재생시키기만 하는 기억 시스템은 별로 쓸모가 없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이전의 증거를 이용해 결정을 내리고, 문제를 해결하고 세계에 관해 판단하고 있다. 우리는 아는 것과 안다고 여기는 것에 따라 행동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고는 결정하고 계획하고 판단하기 위해 우리의 기억을 이용하는 일이다. 사고를 위해 우리가 기억을 이용하는 중요한 방법 한 가지는 바로 새로운 상황의 위험성 판단이다. 즉 위험성의 본질적 측면 중 하나는 불확실성이기 때 문에 인간은 기억을 통해 이 불확실성을 줄이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이렇게 해왔고,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지금도 우리는 이렇게 하고 있다. 인간은 이용할 무언가를 기억에 넣어두고 있으면 빠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여전히 양면의 칼이 존재한다. 세계를 헤쳐 나가고 우리가 적응에 이롭도록 행동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인지 과정과 인지 구조는 때때로 우리로 하여금 길을 잃게 만드는 인지 과정과 인지 구조와 똑같다.

 

기억이라고 하는 것은 꼭 올바른 결정을 내리지는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도움을 주는 인지적 지름 길은 휴리스틱이라고 부르고 해를 끼치거나 실수를 불러 일으키는 인지적 지름길은 편향이라고 부른다. 이로운 휴리스틱과 해로운 편향은 둘 다 동일한 기본적 정신 과정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제부터는 휴리스틱에서 두 가지만 따져보자. 첫 번째는 가용성 휴리스틱이 있다. 이것은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가 발견한 개념이다. 가용성 휴리스틱은 기억에서 가장 이용 가능한 것을 판단의 바탕으로 삼는 경향을 말한다. 또는 어떤 기억을 이용할 수 있는 용이성을 바탕으로 판단하는 경향을 말한다. 그런 방식으로 기억은 우리를 속이기도 한다. 그리고 그릇된 정보가 떠오른다면 우리는 실수를 저지를 수도 있다. 때문에 가용성 휴리스틱이 아니라 가용성 편향으로 불리는 현상도 존재한다는 것이고, 이는 이미 수많은 심리실험을 통해 드러난 바 있다.

 

두 번째는 대표성 휴리스틱이 있다. 때때로 기억은 우리가 사람들을 판단하고 상대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이로써 기존의 개념으로부터 일반화를 만들고 다시 여기에서 고정관념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기억에 있는 것을 사용해 한 사례가 정형화 된 개념을 대표한다고 가정하는 것, 이것을 대표성 휴리스틱이라고 한다.

 

우리는 어떤 정보는 무시해버리는 경향도 갖게 되는데 이 런 성향도 전부 대표성 휴리스틱으로 설명할 수 있다. 즉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억은 세계를 올바르게 반영하지 않을 수도 있는 여지가 존재하는 것이다. 사실 대체로 기억에서 만들어진 빠른 판단과 결정은 옳다고 할 수 있다. 적어도 우리가 살아가기엔 충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양날의 검 반대편 날은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여기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문제는 카너먼과 트버스키의 연구에서 밝혀진 대로 우리는 올바른 확률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와 상충할 때조차 자신의 기억에 기댄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사실 대신에 우리는 직감을 믿는 편이기 때문에 그렇다. 두 번째 문제는 더 문제가 된다. 기억은 종종 틀리고 부정확하고 왜곡되어 있고 불완전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외부의 객관적인 정보보다 자신의 기억을 믿을 뿐만 아니라 매우 신뢰하기 어려운 출처를 믿게 되는 것이다.

 

4. 기억의 기능

대다수 심리학자는 기억을 상호의존적인 시스템들의 집합이라고 여긴다. 우리는 기억을 컴퓨터에 비유하는데, 컴퓨터가 현재 작동 하는 기억과 하드 드라이브 형태로 저장되는 장기기억을 둘 다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는 여러분이 현재 작업하고 있는 정보를 저장하고, 후자는 여러분한테 나중에 필요할지 모르는 정보를 저장한다.

 

기억은 세 가지 기능을 갖고 있다. 부호화와 저장, 그리고 인출이다. 부호화는 무언가를 기억 속에 넣는 과정이다. 부호화는 뇌가 여러분이 지각하는 것의 형태를 변경해서 다른 부호 속에 집어넣는다는 뜻이다. 저장은 뇌의 기본적인 기능이다. 하지만 기억은 각각의 기억별로 물리적인 장소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기억의 저장 시스템은 옷장이나 컴퓨터 파일 시스템과는 다르다.

 

오히려 기억은 뉴런들 사이의 연결 형태로 저장되며 정보는 뇌의 상이한 여러 영역에 걸쳐서 분산된다. 마지막은 인출이다. 인출은 기억을 이용한다. 인출은 지각하는 장면의 세부 사항을 채우는 형태로 일어날 수도 있고, 정신적인 시간 여행의 형태를 띌 수도 있다.

 

기억의 종류는 다양하다. 절차기억, 감각기억, 작업기억, 의미기억, 어휘기억, 서술기억, 메타기억 등이고, 각각의 역할이 모두 다르다. 이 모든 기억은 정보를 부호화하고 저장하고 인출하고 사용할 수 있는 우리의 정신적 및 신경학적 시스템에 의존한다.

 

여러 연구에서 눈 운동과 해마의 활동 사이에는 매우 강한 관련성이 드러났다. 해마는 운동 제어의 수준에서 눈의 움직임을 조정하 는데 직접 관여하진 않지만 대신에 우리가 무엇을, 그리고 어디를 보는지 알기 위해 기억을 사용하는 방식에 관여하는 듯하다.

 

신경과학의 연구에서 드러나듯이 해마는 지각과 주의, 기억을 혼합하는 데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해마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우리는 어디를 보는지 무엇을 보는지 알기 어려워지며, 우리가 보는 대상에 관한 세부 사항을 채우기 위해 기억을 쉽게 이용 하지 못할 수 있다. 그게 해마가 하는 일의 전부는 아니지만, 우리가 어떻게 줄곧 변하는 지각 입력으로부터 세계를 안정적으로 이 해하고 안정적인 기억 표상을 얻어내는지 그 수수께기를 풀 중요한 실마리가 바로 해마다.

 

5. 기억의 특성 및 유동성

우리는 정보를 똑같은 방식으로 저장하지 않는다. 비슷한 발상들은 개념적으로 구성된 한 심리적 공간에 서로 가까이 저장되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한테 아주 낯익은 것들은 복잡하고 풍부한 사실과 기억의 네트워크에 종종 저장된다. 즉 한 분야에 관심이 많다면 그와 관련한 기억들은 훨씬 더 잘 발달해 있다.

 

하지만 어떤 분야에 대한 관심과 경험이 매우 낮다면, 그 개념은 잘 발달하지 못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무언가를 알고 기억하는 능력과 특정한 것을 떠올리고 회상하는 능력에는 기능적 차이가 있어 보인다. 기능적 필요가 다르기 때문에 이 두 시스템은 상이한 목적을 달성하는 데 이바지한다. 하지만 둘이 별개는 아니다.

 

상호작용하고 겹치며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 기억은 유동적이다. 이 부분을 선택할 여지는 없다. 문제는 기억을 떠올리기 위해 생각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일화가 된다는 점이다. 사건을 다시 말하고 다시 떠올릴 때마다 그건 새로운 사건이 된다. 그래서 원래 사건에 대한 기억과 더불어 원래 사건을 떠올린 기억이 함께 존재한다.

 

달리 말해서 기억하기 행위가 원래 사건 및 이전의 기억하기와 연결된 새로운 사건을 만들어낸다. 만약 내가 조금 다르거나 틀린 것을 기억하더라도 기억의 일부가 되고 만다. 내가 이야기를 꾸며내면 그 꾸며낸 내용이, 인출된 정보가 하는 방식 그대로 작업기억 시스템으로 들어간다. 따라서 그게 기억의 일부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이것을 방지하고 싶다면 이야기를 다듬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이 해법은 실용적이지 않다. 우리 대다수는 이야기를 할 때 다듬기를 좋아한다. 그래야 이야기가 더 재미있어진다. 기억은 완벽하지 않다. 먼저 의미기억은 우리가 아는 내용을 저장하고 생각을 다듬고 한 개념을 다른 개념과 연결하는 데 뛰어나다.

 

하지만 과거의 정확한 복사본을 유지하는 데는 별로 좋지 않다. 의미기억은 그런 목적으로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화기억도 마찬가지다. 전혀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우리한테 유용한 기억이며, 그것 없이 살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일화기억은 인간의 일부다. 하지만 이것은 여전히 유동적이고 기억을 꺼내어 사용할 때마다 계속 변화한다는 속성을 지닌다.

 

6. 개념과 범주

범주라는 용어는 묶음으로 구성되는 외부 세계의 사물이나 물체, 사건을 가르킨다. 개념이라는 용어는 한 범주를 가리키는 정신적 표상을 가리킨다. 범주는 마음의 바깥에 존재하는, 자연 또는 인공의 대상들의 묶음이다. 범주는 함께 속하는 것들이다. 한편 개념은 표상이며 추상이다. 개념은 마음속에 존재하며 우리가 범주에 따른 묶음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때때로 개념은 범주를 꽤 잘 반영하지만, 항상 그렇지는 않다. 우리는 개념을 통해 사고한다. 특히 우리가 계획을 세우고 결정을 내릴 수 있으려면 개념을 만들어야 하고, 이는 특정한 방식으로 처리되고 구성되어야 한다. 따라서 여러분이 틀린 범주나 틀린 개념을 선택한다면 잘못된 행동을 선택하거나 잘못된 결정을 할 위험성이 있다.

 

인간은 왜 범주화하고 분류하는가를 살펴보자. 범주화가 가장 위대한 발명이라고 표현되기도 한다. 사람들이 사물을 범주화하는 이유 중 하나는 모든 동물과 생명체에는 이전의 경험으로부터 일반화를 하는 타고난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을 포함한 생명체 들은 행동을 이끌기 위한 인지적 효율을 높이기 위해 사물들을 범주화한다.

 

사물들의 집단에 대한 개념을 형성한다는 것은 해당 집단의 모든 구성원에 관해 알고 있어야 할 정보의 양을 줄인다는 뜻이다. 개념은 많은 경험을 농축시켜 하나의 추상된 표상을 뽑아낸다. 따라서 한 집단 또는 부류의 구성원들이 제각각 다르고 수가 많더라도 우리는 그것들 전부에 대해 동일한 방식으로 행동한다.

 

개념과 범주는 문제 해결을 담당함다. 사람들이 이용하는 문제 해결 전략과 휴리스틱은 기억에서 올바른 해법 찾기부터 시작될 때가 종종 있다. 문제를 능숙하게 해결하는 이들은 해법을 스스로 알아내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기억에서 올바른 해법 개념을 찾는 것이다.

 

하지만 개념과 범주가 여러분이 행동하고 반응하는 법을 아는 데 유용하다는 이런 생각은 사고 과정에 곤란한 결과를 초래 할지도 모른다. 이 경향은 인종이나 직업과 관련된 많은 부정적인 고정관념의 뿌리에 자리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마음은 우리가 지닌 그리고 형성해온 모든 개념으로부터 일반화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런 일반화가 유용하지 않을 때도 많다.

 

7. 이중 시스템과 자아고갈

이중 시스템이라고 불리는 생각 시스템이 있다. 시스템 1과 시스템 2라고 불린다. 여기서 시스템이란 인지 처리 작업, 뉴런 구조 및 출력의 집단이라고 여기면 된다. 이 두 시스템은 모두 기억에 의존한다. 먼저 시스템 1은 진화상으로 원시적인 인지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이 본능을 이끄는 뉴런 구조는 고수준의 인지 처리에 관여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스템 1은 단일 시스템이 아니라, 어느 정도 자율성을 갖고서 개별적으로 작동하는 인지적 및 행동적 하위시스템의 집단이다. 시스템 1은 우리가 아는 것을 바탕으로 빠른 해결과 결정을 제공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이 시스템은 비교적 빠르고 쉽고 인지 자원 을 덜 이용하는 정보에 의존한다.

 

이를 가리켜 종종 휴리스틱 내지 인지 편향이라고도 한다. 예컨대, 앵커링 효과, 가용성, 신념 편향, 확증 편향, 프레이밍 효과, 대표성 휴리스틱 등이다. 즉 우리는 부분적 정보만으로 결정이나 판단을 내려야 할 때 이런 편향들을 인지적 지름길로 삼는 경향이 있다.

 

시스템 1은 이러한 빠른 결정을 담당한다. 대체로 이런 휴리스틱과 편향은 올바른 답을 내놓지만, 우리는 그것들이 편향인지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다. 반면 시스템 2는 시스템 1보다 인간에게서 훨씬 늦게 진화했다. 대다수 이론가들은 시스템 2가 인간에게 고유하다고 가정하고 있다.

 

시스템 2 사고는 작업기억과 주의 시스템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시스템 2에서는 인지와 정보처리가 느리며 더 신중하고 용량이 제한적이다. 즉 충동적 결정은 시스템 1의 처리가 주도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에, 신중한 결정은 작업기억에 2가지 대안을 동시에 올려놓고서 속성을 평가하고 비용편익을 철저히 따져보는 능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자아 고갈의 개념은 로이 바우마이스터와 동료들이 만든 개념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자기조절은 한정적 자원이다. 물리적 자원이기 때문에 유한하다는 뜻이고, 고갈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즉 이 자원들이 고갈되면 여러분의 자기조절 과정은 힘들어진다. 특히 어려운 인지 과제를 잘하려고 하다가는 자원이 고갈될 수 있는데, 이 고갈된 자원들은 그 자원에 의존하는 후속 과제들에 위험한 결 과를 초래한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인지 조절 자원을 고갈시키는 과제에 참여한 피실험자들은 작업기억 지속 기간과 억제 조절에 과한 후속 검사에서 성적이 나쁘게 나왔다. 자아 고갈은 의사결정 능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자아가 고갈된 피실험자들은 의사결정을 잘 내리지 못하고, 결정 대안들을 고려하지 못할 뿐 아니라 사람들을 잘 다루지 못한다.

 

자아가 고갈된 사람들은 휴리스틱에 더 과하게 의존하는 편이며, 종종 모든 대안을 주의 깊게 저울질하지 못한다. 하지만 자아 고갈 현상은 일반적인 피로와는 다르다. 자아 고갈은 자기조절 자원이 고갈 상태에 있는 상황에 해당한다. 이것은 인지 통제에 국한된 피로다. 따라서 일반적인 지침 내지 피로와 동일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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